한나라 “盧정부 자기편만 챙겨… 해외토픽감”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을 몰아내는 이른바 ‘언론 대못질’을 기획하고 주도한 양정철(사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정부는 18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정과제 추진 등 각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직무에 정려해 온 양 비서관 등에게 근정훈장 및 근정포장을 수여한다”고 의결했다.
노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언론 대못질’을 기획하고 실행한 양 비서관이 ‘국정과제를 창의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실천해 온 올해의 대표 공무원’으로 선정된 것.
양 비서관의 ‘작품’인 기사송고실 폐쇄 조치에 따라 외교통상부와 경찰청 등의 출입기자들은 촛불을 켜고 기사를 쓰고 항의농성을 하다 쫓겨났고, 국방부 출입기자들은 단전에 인터넷망이 차단된 상황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양 비서관의 훈장 수훈이 논란이 되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포상은 행정자치부가 매년 훈·포장 포상계획에 따라 우수 공무원을 추천하게 되는데, 양 비서관에 대한 훈장 수여는 업무능력 등을 감안한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의 공적 심사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추천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천 대변인은 “양 비서관은 언론대응시스템, 정책홍보 사전협의시스템 등 공적들이 인정됐다”며 “일부에서 비판하는 부분은 청와대, 참여정부와 시각이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1994년 나산그룹 홍보실을 거쳐 1997년 한보사태 때 정태수 총회장의 홍보 업무를 맡아 언론인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 이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에 근무하다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러나 2003년 국내언론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뒤 1심 승소에 이은 서울고법의 조정으로 스카이라이프로부터 2억여 원을 배상받았다. 2005년 8월엔 삼성그룹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비용 문제를 ‘협의’한 사실이 드러나 공개 사과했다.
지난해에는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고, 노 대통령을 비판한 신문을 ‘하이에나 언론’이라고 비아냥대 논란을 불렀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벼락출세해서 알 권리를 짓밟은 사람에게 훈장까지 달아 주는 것은 코미디이자 해외 토픽감”이라며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기편만 있는 게 노무현 정부란 것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228명에게 훈장 또는 포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