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팔던 내년 1, 2월 공연도 ‘불똥’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화재의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예술의 전당은 18일 오후 내년 1, 2월 오페라극장을 대관한 공연기획자들과 회의를 갖고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23일∼2월 14일 공연될 예정이던 변신술 공연 ‘브라케티 쇼’와 2월 19일∼3월 9일 잡혀 있던 뮤지컬 ‘위 윌 락 유’의 해외 투어팀 내한 공연은 모두 취소됐다. 두 공연은 이미 티켓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회의에 참가한 대관기획자들에 따르면 예술의 전당은 이날 “전면 보수를 할 것인지 부분 보수를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부분 보수를 한다고 해도 최소 70일 이상 걸리는 만큼 2월 말까지 오페라극장에서는 공연이 불가능하다”며 대관을 취소했다.
문제는 피해 보상.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예술의 전당 측은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지변’인 경우 제작사에 대관료만 돌려 준다는 방침. 이 경우 해외 단체와의 위약금 및 환불 조치, 마케팅 비용 등 각종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사가 떠안아야 해 ‘천재지변’의 범위에 대한 논란과 함께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예술의 전당에 앞서 성남아트센터에서도 공연할 예정이었던 ‘브라케티 쇼’ 측은 “브라케티 측과 계약조건에 최소 40일 공연을 보장하기로 했는데 예술의 전당 공연이 취소됨에 따라 계약 불이행이 되게 생겼다”며 “당장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성남아트센터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록 밴드 ‘퀸’의 음악을 엮어 만든 뮤지컬 ‘위 윌 락 유’ 의 제작사인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 ‘퀸’의 명성에 힘입어 이미 6회 공연은 매진된 상태나 18일 밤부터 인터넷티켓 예매는 급히 중지됐다. ‘위 윌 락 유’ 측은 “공연을 취소해야 하는데 환불뿐만 아니라 수십억 원에 이르는 어드밴스(선지급금)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예술의 전당과 국립발레단이 공동 주최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연말 인기 레퍼토리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도 취소됐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