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까지 수도권에 대형 빌딩 52개동 585만㎡ 공급
최근 수도권 내 초고층 빌딩 건립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2011년을 전후해 대량 미(未)임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빌딩의 연면적은 지난해 수도권에서 새로 완공된 전체 사무실 면적보다 커 공급 초과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많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사무용 빌딩은 지상 10층 이상, 연면적 6600m²(2000평) 이상을 기준으로 △2008년 15개 동(棟) 55만3000m² △2009년 10개 동 92만8000m² △2010년 10개 동 173만9000m² △2011년 17개 동 273만 m²로 집계됐다.
내년부터 4년간 수도권에서 새로 나오는 대형 빌딩은 총 52개 동 585만 m²로 직전 4년간 공급면적(344만9000m²)보다 70%나 많다.
지역별로는 2011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지상 72층짜리 초고층 빌딩인 ‘파크원’과 54층짜리 ‘서울국제금융센터’가 완공된다. 파크원의 연면적은 64만 m²로 지난해 수도권 전체 사무실 공급량(66만4000m²)과 비슷하다.
또 2013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100층 규모의 DMC랜드마크타워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삼성전자 빌딩(19만7000m²)이, 2010년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판교테크노밸리(198만 m²)가 각각 들어선다.
대형 초고층 빌딩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상업용지에 주상복합아파트가 대거 건립되면서 빌딩 공급이 줄었기 때문. 실제로 서울 강북 도심의 사무실 공실률은 1998년 22.7%까지 치솟았지만 신규 공급이 줄면서 올해 3분기(7∼9월)에는 1.5%로 낮아졌다.
빌딩 매매가도 9월 말 현재 m²당 평균 515만 원으로 3월 말(438만 원)보다 18%가량 뛰었다.
홍순만 신영에셋 부장은 “2001년 서울 테헤란로에 연면적 21만 m² 규모의 강남파이낸스센터(옛 스타타워)가 들어서자 강남 빌딩 시장이 2년 넘게 공급 과잉 현상을 보였다”며 “빌딩 값이 오르자 일부 기업이 신규 빌딩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2011년을 전후해 대량 미임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