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위로 서비스… 고객 감동
창업을 생각할 때 누구나 하는 고민이 ‘뭘 할까’다. 이전 직장 경력을 살려 창업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한계시장인 경우가 많다.
일본 ‘페트파파(PETPaPa)’는 2005년 11월 설립된 애완동물 장의업체다. 이 회사의 다카하시 다쓰지(高橋達治) 사장은 15년간 도쿄의 여행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실패가 두려워 익숙한 업종을 고집하기보다 과거 직장에서 배운 고객 서비스 노하우를 새로운 시장에 응용하는 전략으로 창업 아이템을 찾아낸 것이다.
퇴직 후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는 전철에서 의료 폐기물처리에 관한 환경잡지를 읽다가 무릎을 탁 쳤다. 애완동물(Pet)의 화장(火葬)에 관한 칼럼을 읽는 순간 ‘이거다’라는 짜릿한 느낌이 스쳤다. ‘고객이 기뻐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는 확신이 든 것이다.
그는 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애완동물의 죽음 앞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던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리고 ‘애완동물 장의업’을 착안했다. 일본 내에는 애완견과 애완 고양이 등이 2500만 마리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도 컸다.
그동안 모아 놓은 돈 400만 엔(약 3320만 원)과 추가로 400만 엔을 금융회사에서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사업 아이템을 결정한 뒤에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체계적인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사람들의 장례절차부터 배웠다. 각종 인허가 취득과 애완동물 관련 자격증도 땄다. 홈페이지를 열고 계간지도 발행하는 등 차근차근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겼다.
여행업에서 익힌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 정신에 따라 사업을 구체화했다. 서비스의 초점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주인에게 맞췄다. 애완동물과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을 제공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카운슬링 서비스도 기획했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해 애완동물 장의차량도 마련했다.
의식 절차도 가족장, 절 봉양, 산골(散骨) 등으로 다양화했다. 뼈를 담는 항아리 조화 등 장례용품도 고객에게 제공한다. 요금은 애완동물의 무게에 따라 다르다. 2kg 미만의 가족장은 1만8000엔(약 14만9400원) 정도지만, 30∼35kg의 경우 4만4000엔(약 36만5700원)으로 가격이 뛴다.
다카하시 사장은 그의 사업을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비즈니스’라고 정의한다. ‘부탁하길 잘했다’는 고객의 말에 자신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창업의 첫 단추는 고객의 마음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김재한 KOTRA 일본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