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대회인 제41회 아마국수전에서 하성봉(25·사진) 7단이 우승했다.
하 7단은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전에서 강창배(21) 7단에게 242수 만에 백 1집 반 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안았다. 하 7단은 2003년에도 우승한 적이 있다. 이 대회는 본보가 주최한다.
하 7단은 내년 5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제29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에 한국 대표 선수로 출전한다.
하 7단은 “프로기사들이 국수에 오르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로 아마국수전 역시 아마 기사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은 기전”이라며 “세계대회에서 한국대표가 2004년 이후 우승하지 못했는데 내년 대회에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아마대회에서 한국 대표는 김찬우(1998년) 유재성(1999) 이강욱(2004) 등 3명이 우승했으며 이들은 한국기원 특별규정에 따라 프로로 입문했다.
한국기원은 올해 세계대회 우승자의 특별 입단을 폐지하는 대신 국내 일반인입단대회 본선 16강의 시드를 주는 것으로 규정을 바꿨다. 국내에서 주최하는 세계아마대회 우승자에게 특별입단 혜택을 주지 않고 외국 주최 대회에만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 7단은 “한국기원 연구생 중 절반 넘게 입단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퇴출 연구생의 희망인 ‘세계대회 우승 후 특별 입단’ 제도를 폐지한 것은 문제”이라며 “국내 세계대회 우승자에게도 입단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야지, 형평이 안 맞는다고 기존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현재 서울 양천구 양천대일바둑도장에서 입단 지망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