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해상 크레인선을 끌던 예인선의 선장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장 등 5, 6명이 형사처벌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사고로 유조선에서 유출된 원유는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2000kL가량 많은 1만2547kL로 최종 확인됐다.
최상환 태안해양경찰서장은 19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예인선과 유조선 양측 모두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책임자 중 일부는 구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경은 삼성중공업 T-5, T-3 예인선의 선장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장을 포함해 5, 6명을 해양오염방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처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모(51) 씨 등 예인선 선장 2명과 해상크레인선 선장 김모(39) 씨는 사고가 난 7일 새벽 풍랑 속에서 무리하게 선박을 운행해 사고를 일으켰으며 이 과정에서 비상호출에 응답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조선장 숄 싱 씨 등은 충돌 위험성을 알고도 신속히 배를 움직이지 않은 혐의다.
해경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인선과 유조선의 과실 책임이 8 대 2, 또는 7 대 3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20일 검찰에 신병 지휘를 요청한 뒤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허베이스피리트호에 실려 있던 원유 선적량과 잔량의 차이를 측정한 결과 1만2547kL의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확인된 유출량은 사고 직후 해양부가 발표한 유출량 1만500kL보다 2047kL 늘어난 것이다. 또 1995년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 원유 유출 사고 때 유출량(5035kL)의 2.5배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정형택 심판관은 “처음 발표한 유출량은 선체가 오른쪽으로 4∼6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유조선의 항해사가 계측해 정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해양오염방제대책본부는 보령시 호도 녹도, 군산시 십이동파도 등지에서 일부 타르 덩어리가 발견됐으나 전북 지역의 최대 어장인 군산시 앞바다 고군산군도 쪽에서는 타르 덩어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