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인터넷에 시내 음식점과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대전의 맛’ 사이트(food.daejeon.go.kr)를 개설했다.
시가 20일 개통한 사이트에는 △외식업소를 음식종류 지역 상호별로 찾을 수 있는 ‘맛집 찾기’ △업주들이 자신들의 음식점을 소개할 수 있는 ‘우리 집 맛 자랑’ △고객이 음식점 이용 후기를 쓰는 ‘네티즌(누리꾼) 마당’ 등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자칫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검증 없는 평가=사이트는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든지 글을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객관적 근거 없는 평가 글이 난무할 수 있다. 실제로 수만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대전지역 포털사이트 맛 동호회에는 특정 업소를 은근히 호평 또는 악평하는 글이 잇달아 운영자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특히 업소들이 직접 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걸러 낼 장치가 없다.
동호회의 한 관계자는 “둔산동 A 식당이 개업을 하면서 경쟁업소인 B 식당에 대한 악평을 계속해 B 식당이 망할 지경에 놓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정보=이날 개통하면서 ‘맛 집 찾기’에 소개된 외식업소는 108개. 이 중 일부 식당은 대전시가 2006년 발행한 ‘맛 기행’의 책자 내용과 사진, 약도 등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나 확인 결과 가격 등 사실과 다른 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트를 찾은 한 누리꾼은 “화장실 등이 불결하거나 종업원의 불친절로 악평이 자자한 업소도 포함돼 있더라”고 지적했다
대전시내 대학의 한 외식학과 교수는 “관공서가 개설한 사이트는 누구나 신뢰하는 만큼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며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가이드북’이나 미국의 ‘자갓서베이’처럼 전문 평가단이나 자문단 제도를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