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야마 “일본 망해야”… “제군들” 유권자에 반말
美 캐리, 노출 복장 유세… “사생활 생중계” 공약
佛 보베 “反세계화 실천” 맥도널드 공사장 부숴
튀는 행보와 공약으로 시선을 끄는 이색 정치인들은 외국 선거에서도 간간이 눈에 띈다. 물론 대부분은 당선과 관계가 먼 군소 후보다.
거리 연주자와 작가 등으로 활동해 온 일본의 도야마 고이치(外山恒一) 씨는 올해 4월 스스로를 ‘전위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삭발한 모습으로 도쿄(東京)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전위예술 활동 외에도 이른바 ‘일본파괴당’ ‘규슈(九州) 파시스트당’ 등을 조직해 각종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도쿄도지사 후보 TV 생방송 연설에서 “이 나라(일본)는 최악이며 파멸해야 한다” “정부 전복만이 해결책” 등의 과격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유권자를 ‘제군’이라 부르는 등 공격적인 반말투를 사용한 그의 연설은 동영상 웹사이트 유튜브에서도 화제가 됐다.
도지사 선거 결과는 1만5059표를 얻어 14명 중 8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예비 후보인 마이크 그레이블 전 상원의원이 황당한 공약과 직선적인 말투로 주목받는 ‘괴짜 후보’.
그는 “석유 고갈 및 고유가 문제의 해결책으로 미국 전역에 풍차 500만 대를 설치하겠다”며 사뭇 돈키호테 같은 공약을 내세웠다. 마약 관련 법안을 개정해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다는 공약도 내걸어 젊은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올해 4월 프랑스 대선 후보로 나선 프랑스의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 씨는 괴짜 후보 가운데선 꽤 높은 지명도를 누려 온 인물. 1999년 반세계화 운동을 실천하겠다며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맥도널드 매장 공사 현장에 불도저를 몰고 들어갔던 주인공이다. 프랑스의 유전자조작 농산물 재배지와 연구소 등에 잠입해 농작물을 훼손한 혐의로 세 차례나 구속된 전력도 있다. 12명이 출마한 대선 1차 투표에서 보베 씨는 1.32%의 득표율로 10위를 기록했다.
미국 포르노 배우 메리 캐리(여) 씨는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공화당 아널드 슈워제네거 후보와 ‘육체파 대결’을 벌였다. 가슴둘레가 36인치(약 91cm)에 이르는 캐리 씨는 유세 때마다 노출이 심한 복장으로 남성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대부분 표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유방 성형수술 세금을 걷어 재정을 확충하겠다’ ‘주지사 관저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생중계하겠다’ 등을 내걸었다. 지난해에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그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