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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쏘옥]인간의 선택은 늘 합리적이다? 글쎄…

입력 | 2007-12-26 02:58:00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에는 엄청난 개발비용이 들어갔다. 완성하더라도 채산을 맞출 가망성이 없었다. 하지만 이미 거액의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도중에 그만두는 것이 낭비라는 이유로 개발 작업은 계속 이어졌다.

1976년 상업비행을 시작한 콩코드는 결국 값비싼 운임과 제작비용으로 인해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한 채 2003년 10월 24일 비행을 끝으로 더는 운행하지 않았다.

과거에 지불한 후 되찾을 수 없게 된 비용을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전통 또는 주류 경제학은 의사 결정을 할 때 미래의 비용과 편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가르친다. 매몰비용은 의사 결정 시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쉽게 말해 ‘과거는 잊으라’는 말이다.

다른 예를 볼까. 5만 원짜리 뷔페 레스토랑에 갔다. 배가 불러서 더 먹으면 배탈이 날지도 모를 정도로 과식했다. 살이 찌지 않을까 걱정도 잠시 해 봤지만 본전 생각이 간절해서다. 본전이 바로 매몰비용인 셈이다.

일본 경제학자 도모노 노리오는 ‘행동경제학’(지형)에서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항상 합리적인 선택만을 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반면 전통 경제학의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정 중 하나는 인간이 이기적이고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완전 합리성’이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당신이 당근을 토마토보다 더 좋아하면 당근과 토마토가 있을 때는 항상 당근을 고른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에서는 ‘추론적 합리성’이라는 방식으로 인간 행동에 접근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당근을 선호하는 당신이 장을 보러 갔다.

“오늘 토마토 신선해 보이네. 샐러드가 당기는데…. 가격도 좋고.” 이렇게 해서 당근 대신 토마토를 사게 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전통 경제학과는 달리 경제의 복잡성과 진화에 초점을 맞춘 ‘복잡계 경제학’과 맥락을 같이한다.

에릭 바이하커는 ‘부의 기원’(랜덤하우스)에서 “(경제학의) 지적 조류는 복잡계 경제학 쪽으로 확고하게 돌아섰으며 이 개념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경제학의 이론과 실제의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