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성탄절 ‘축구 산타들’이 팬들과 어우러져 사랑을 외쳤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반납했고 팬들은 시간을 쪼개서 경기장에 모여 가족보다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과 함께하는 자선축구 경기.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치와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 김병지(FC 서울) 등 국가대표 올스타로 구성된 ‘사랑팀’과 박주영 김진규(이상 FC 서울), 백지훈(수원 삼성) 등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으로 이뤄진 ‘희망팀’이 쌀쌀한 겨울 날씨를 뜨겁게 달구었다. 2만여 팬은 스타들이 최선을 다해 펼치는 플레이에 함성과 갈채를 쏟아냈다.
개그맨 서경석은 사랑팀, 이휘재는 희망팀 멤버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경석은 2-2로 맞선 후반 25분 가슴 트래핑에 이은 골을 터뜨리고 ‘화살 코’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휘재는 7분 뒤 만회골을 넣고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결과는 사이좋게 3-3 무승부.
이 대회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코치가 2003년부터 소아암 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만든 대회. 매년 2억 원씩 기부해 왔다. 홍 코치는 “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팬들의 성원에 불우한 아동들이 희망을 얻는다”고 말했다.
박성화(올림픽팀 감독) 희망팀 감독은 “이렇게 좋은 자리에 사령탑으로 앉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뜻 깊은 경기인 만큼 계속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항서(전 경남 FC 감독) 사랑팀 감독은 “선배들은 후배들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축하하고 후배들은 선배들의 뜻 깊은 행사를 빛내는 자리였다.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홍명보장학재단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회를 후원하며 뜻 깊은 행사에 동참했다. 정 회장과 오 시장은 “내년에는 더욱 성대하게 대회를 치르고 우리도 20분 정도씩 직접 뛰자”고 즉석에서 합의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