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본 2007년 한국 증시
2007년 한국 증권시장에는 ‘사상 최대’와 ‘사상 최고’가 유난히 많았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합도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좋은 쪽으로만 최고와 최대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퍼지면서 코스피지수 하루 사상 최대 폭의 하락 기록도 나왔다. 올해 증시를 숫자로 정리해 봤다.
○최고가 경신
코스피지수는 7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넘으며 2,004.22로 장을 마쳤다. 8월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지지부진하던 지수는 10월 31일 2,064.85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을 돌파했다.
올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점 기록을 세운 경우는 51번이나 있다. 올해 증시의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지수 상승 여파에 힘입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합은 7월 4일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달 24일 현재 시가총액은 1062조3018억 원에 이른다.
‘1000’은 올해 국내 증시에 있어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숫자이기도 하다. 코스닥시장은 10월 1일 시장 탄생 11년 만에 상장(上場)사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롤러코스터 증시
올해 코스피지수 최저점은 1월 10일 1,355.79였다. 올해 최고가인 2,064.85와 무려 709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지수가 상승만 하지는 않았다.
지수는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증시는 1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오르락내리락했다.
하루 사상 최대 하락폭과 상승폭 기록도 나왔다. 8월 16일 125.91포인트 떨어진 코스피지수는 바로 2거래일 뒤인 20일 93.20포인트 오르며 1일 하락폭과 상승폭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8월 중순을 “지옥과 천당을 오갔던 일주일”이라고 말했다.
○바이(bye) 코리아?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매도금액에서 매입금액을 뺀 것) 금액은 24조7484억 원에 이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모두 6조8664억 원을 순매입해 대조를 보였다. 두 금액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외에 3노드디지탈그룹과 화풍방직KDR 등 2개 외국 기업이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했으며 주식형 펀드의 설정잔액은 연초 46조 원에서 110조 원으로 139%나 늘며 펀드 투자 열풍을 짐작하게 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