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X 그대로” 2G 가입 몰려 ‘올해 가입자 수’ KTF추월
이동통신 시장 3위 기업인 LG텔레콤(점유율 17.7%)이 올해 가입자 유치에서 KTF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총 78만990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75만1651명 증가에 그친 KTF를 앞질렀다.
LG텔레콤 측은 “2005년 43만6000명, 2006년 50만2000명에 이어 올해에는 가입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가입자 유치 성적에서 2위로 한 해를 마무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는 LG텔레콤의 약진에 대해 치열했던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LG텔레콤 측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과 KTF가 3G에 ‘다걸기’하는 동안 LG텔레콤은 2세대(2G) 서비스를 원하는 가입자를 대거 흡수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3G로 휴대전화를 바꾸면 이동통신 식별번호를 ‘010’으로 바꿔야 하지만 LG텔레콤에 남으면 ‘01X’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효과는 SK텔레콤과 KTF 간 가입자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내년 3월경부터는 가입자들이 3G로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고도 SK텔레콤과 KTF 등 가입 회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기술방식이 다른 LG텔레콤은 가입 회사 변경이 불가능해 가입자를 묶어 두는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올해 가입자 유치 실적이 올라간 것은 1, 2위 기업보다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인 자유’ 덕분이었다”며 “17마일 항공 마일리지, 주유 할인 등에 이어 내년에는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