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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문 李 “4번타자 명예회복”

입력 | 2007-12-27 02:59:00


승엽, 대구서 몸만들기 돌입… “올림픽 2차예선 참가”

“헉! 헉!”

입에선 거친 숨소리가 쏟아졌다. 엎드려서, 앉아서 바벨을 든 지 20여 분.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 26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세진헬스에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간 요미우리 이승엽(31)이다.

이승엽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오창훈 세진헬스 관장의 지시에 따라 각종 기구를 들고 당기며 힘차게 내년 시즌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내 생애에 최악의 고통

이승엽의 왼손 엄지 부근에 붉게 변해 버린 상처가 보였다. 10월 일본에서 왼손 엄지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흉터였다. 수술 경과가 좋아 이제는 약간 뻑뻑한 느낌일 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타격을 한 뒤 왼쪽 장갑을 다른 사람이 벗겨 줬을 정도로 고통이 심했죠. 손가락 마디마디가 덜덜 떨릴 정도였어요.”

이승엽은 왼손의 고통을 참다못해 7월 초 2군행을 자청했다. 1군에 복귀한 뒤에도 통증은 계속됐고 진통제 주사를 맞으며 시즌을 마쳤다. 그는 아쉬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일본에 진출한 뒤 4년간 휴식 없이 운동만 했던 게 원인이었어요. 수술한 뒤 허리둘레가 평소보다 4인치나 늘어나 39인치가 됐을 정도로 푹 쉬었죠.”

●내년은 명예 회복의 해

이승엽은 최근 왼손 깁스를 푼 뒤부터 가벼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무게를 96kg으로 줄였다. 내년 1월 4일부터 스윙과 수비 등 기술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와의 계약기간이 3년 남았지만 내년을 ‘마지막 시즌’이라는 생각으로 뛸 각오다. 구단에 연봉을 깎아 달라고 요청한 것은 4번 타자로서의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시즌 홈런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미리 예상하면 잘 안 풀리는 징크스가 있어요. 지난해 홈런 45개를 예상했다가 30개에 머물렀죠. 내년에는 부상 없이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올림픽 2차 예선 반드시 함께 간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 야쿠르트에 임창용(전 삼성)과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가 입단한 것에 대해 “타향에서 고국 출신 선수를 만나 덜 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야구 대표팀이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에 지는 장면을 지켜보며 내년 3월 2차 예선에는 꼭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일본과의 경기는 작은 실수 때문에 져서 안타까웠어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2차 예선에는 꼭 참가해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야죠.”

이승엽은 미국프로야구 진출의 꿈도 버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선수나 지도자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계획이다.

대구=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 취재 : 황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