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비디오 가게에서 DVD 한 편을 빌렸다. 오후 11시가 넘었을 때인데 비디오 가게 문 앞에 설치된 로봇 팔 전자오락기에 중3이나 고1쯤 돼 보이는 아이 4명이 뭔가를 열심히 낚고 있었다. 동전을 넣고 인형이나 전동자동차, 담배, 양주, 게임CD 등을 로봇 팔과 집게손가락으로 뽑는 집게손가락오락기였다. 그런데 슬쩍 보니 아이들이 양주를 잡으려 애쓰는 게 아닌가. 이미 뽑아 낸 것인지 한 학생의 손에는 양담배가 한 갑 쥐여 있었다. 그 시간에 양주를 뽑아 어딘가에 가서 마시며 담배도 피울 것 같아 걱정됐다. 청소년에게 업소에서 술 담배를 못 팔게 하지만, 이런 오락기는 완전히 사각지대다. 성인용 오락기이지만 청소년에게는 호기심과 사행심을 유발해 일탈로 이어질까 염려된다.
김기봉 서울 종로구 팔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