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충북대-축산과학원-경기도 공동연구 결실
골수에서 뽑아낸뒤 난자와 결합
체세포 복제보다 생산효율 높아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 줄기세포로 돼지를 복제(사진)하는 데 성공했다.
경상대 수의대 노규진 교수는 “강원대 이은송 교수와 충북대 현상환 교수, 축산과학원 성환후 박사,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와 공동으로 돼지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복제돼지를 만들었다”고 26일 밝혔다.
돼지는 해부학, 생리학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장기의 크기도 사람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장기이식용 복제돼지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동물을 복제할 때 주로 체세포가 이용됐다.
노 교수는 “체세포 복제의 경우 수정란이 일찍 죽거나 기형, 유산, 조산, 사산, 출생 후 조기사망 등의 문제가 생겨 생산 효율이 1∼5% 수준이었다”며 “체세포보다 분화가 덜 된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효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장기의 크기가 성인과 가장 비슷한 몸무게인 약 70kg의 암컷 미니돼지 골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뽑아냈다.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인 중간엽 줄기세포는 분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줄기세포. 추출과 배양, 보관 등이 체세포보다 까다롭다.
연구팀은 일반 돼지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전기충격으로 융합시켜 복제수정란을 만들었다. 그리고 복제수정란 약 100개씩을 일반 돼지(대리모) 5마리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그중 1마리의 대리모에서 3일 복제돼지 새끼 4마리가 태어났다. 새끼 가운데 1마리는 몸무게가 400g, 나머지 3마리는 800g이었다. 400g짜리는 출생 이틀 뒤 유전자 분석을 위해 연구팀이 희생시켰고, 다른 1마리는 어미젖을 먹다 압사했다. 나머지 새끼 2마리는 현재 건강하게 살고 있다.
다른 대리모 돼지 2마리도 출산을 앞두고 있다.
노 교수는 “일본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쥐와 소 복제에 성공한 적이 있으나 돼지는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앞으로 면역체계를 조절한 유전자를 줄기세포에 삽입해 복제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이식용 이종장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국제저널에 투고할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바이오장기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