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의회와 이 지역 시민단체들이 28일 개통 예정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구간의 요금이 과도하게 비싸다며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 후보 시절 '사패산 터널 공사 백지화'를 공약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사가 늦어졌는데도 그에 따라 발생한 추가 부담을 주민들이 요금으로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7일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의원 13명과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은 28일 오후 2시 사패산 터널 앞에서 열릴 개통식에 맞춰 현장에서 과도한 요금 인하, 호원 나들목 개설 등을 주장하며 정부와 서울고속도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의정부시의회 김태은 의원은 "공사 지연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부분을 모두 요금에 반영시켜 주민 부담이 커졌다"면서 "의정부 주민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호원 나들목 개설도 외면당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일산~퇴계원 구간은 당초 2001년 6월 착공해 2006년 6월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2001년 11월 불교계,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해지면서 공사가 늦어졌다.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사패산 터널 공사 백지화를 공약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2003년 12월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전면 개통시기가 1년 6개월 정도 늦어지면서 공사비도 수천억 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 시민인 한모(56) 씨는 "늘어난 공사비는 결국 이용 요금에 전가돼 의정부 시민들이 모두 부담하게 됐다"면서 "공사를 방해했던 불교계, 환경단체, 정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여러 해에 걸쳐 각종 논란을 빚는 도로인데도 개통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정확한 개통시점과 요금이 결정된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합리적 근거 없이 요금이 산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36.3㎞인 이 구간을 지나려면 양주 요금소에서 2700원, 불암산 요금소에서 1600원 등 총 4300원을 내야한다. 또 각 나들목을 지날 때도 1000원에서 1600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이 지역 주민들이 비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대신 바로 붙어 있는 국도 39호선을 이용하려해도 송추~의정부 구간이 상습 정체를 빚는데다 확장 계획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서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고양시민회 최태봉(45) 공동대표는 "고속도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발생한 비용을 이용 주민에게만 전가한 것은 정부의 잘못"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이용 주민의 부담을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