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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休&宿라마다 리조트 푸껫

입력 | 2007-12-28 02:57:00


수중에 온듯, 우주에 온듯… 어린이 위한 특별한 테마호텔

○끄렝짜이로 이룩한 ‘평화의 나라’, 태국

태국인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마음의 ‘평화’(타이)다. 영어 국가명 ‘타일랜드(평화의 땅)’에도 이런 뜻이 담겨 있다. 이 가치관은 여행 중에 만나는 태국인의 일상에서도 관찰된다. 태국 식 인사법 ‘와이’가 그 하나다. 합장한 두 손을 신체 가까이에 두고 머리를 손으로 가져가는 인사법인데 지위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유교적 가치(장유유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와이’는 ‘내게 무기가 없다‘는 제스처에서 비롯됐다. 그 점에서는 서양식 인사인 악수와 기원이 같다. 하지만 좀 더 면밀히 살펴보라. 상대방(지위)에 따라 몸을 굽혀 존경을 표하는 태도가 다르다. 그런 면에서 평등을 전제한 악수와 차별된다. 절대적 지위의 왕과 왕비, 승려는 절대로 와이를 하지 않는다. 팁을 준 손님도 마찬가지로 종업원에게 와이를 하지 않는다.

존경의 와이라도 상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코끝이 손가락 끝에 닿도록 머리를 숙이지만 더 깊은 존경의 표시라면 이마를 엄지 아래 부분까지 숙인다. ‘지위(계급)와 존경’이 태국 사회의 근간임을 안다면 와이가 그것을 보여주는 예(藝)임도 이해할 수 있다.

와이는 ‘배려’의 마음으로 채운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다. 그 와이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갈등의 회피를 통한 정신적 편안함, 곧 마음의 평화다. 이 과정을 태국인은 ‘끄렝짜이’(일종의 겸양지덕)라고 부른다. 무려 11가지나 되는 2인칭 대명사(너 또는 당신)의 뿌리 역시 끄렝짜이다. 태국인 심성에 깊이 뿌리박힌 끄렝짜이라는 심리. 평화로운 마음이 여기서 비롯되니 태국을 동양 최고의 투어리즘(관광) 대국으로 이끈 동인(動因)도 역시 그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추리해낼 수 있다.

○어린이를 배려한 특별한 호텔, 라마다 리조트 푸껫

요즘 여행의 화두는 휴식과 럭셔리, 그리고 가족이다. 아무리 여행의 주제가 ‘패밀리’라고 해도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 리조트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해봐야 고작해서 ‘키드클럽’ 정도다. 이곳도 따지고 보면 어른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대안이지 전적으로 아이들의 즐거운 휴식을 위한 장소는 아니다. 사실상 아이들은 럭셔리한 휴식에서 실제로는 소외된 상태다.

푸껫의 카롱비치에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새로운 개념의 리조트가 최근 문을 열었다. 이른바 ‘테마 객실’(themed room)이라고 불리는 어린이 전용 객실을 갖춘 ‘라마다 리조트’다. 카롱비치는 푸껫 섬의 ‘해운대’라고 할 만큼 번화하고 놀 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양한 빠똥비치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조용한 해변. 라마다 리조트는 이 해변도로의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다.

객실은 모두 121개. 리조트치고는 소규모다. 외관상으로도 아담하다. 이 리조트가 어린이 손님을 위한 휴식처임을 보여주는 시설은 많다. 어른 풀보다 훨씬 큰 공룡테마의 어린이 전용 다이노풀, 풀 안의 다양한 놀이시설(공룡캐릭터, 물 대포), 18홀 규모의 미니골프와 풀사이드의 영화관, 자동차를 천장에 거꾸로 매단 1950년대 스타일의 레스토랑 ‘조 쿨스’,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장식하고 비디오게임 룸과 무비 룸을 갖춘 동화나라 분위기의 키즈 클럽과 어린이 전용 레스토랑 등이다.

이것만으로는 ‘어린이를 배려한’ 리조트라고 부르기에 부족하다. 그 진수는 ‘테마 객실’이라는 특별한 시설이다. ‘언더워터’(수중) 테마의 객실을 먼저 찾았다. 객실로 들어서니 다크 블루의 신비한 푸른빛에 휩싸인 심해 잠수함의 실내가 펼쳐졌다. 스쿠버다이버들의 수중탐사 장면(사진)이 정면 벽 전체에 펼쳐져 잠수함 분위기는 더욱 생생했다. 다른 벽도 산호와 물고기 등 수중 산호의 신비한 모습이 투영된 창문으로 장식됐다. 실제 물고기가 담긴 수족관도 벽에 두 개나 설치됐다.

실내등을 끄자 객실 안은 한순간에 수족관과 수중 모습의 유리창에서 비치는 푸른빛으로 감겨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벽 아래 놓인 침대에 눕자 마치 수중에 떠있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 침대와 마주한 벽에는 커다란 벽걸이형 TV모니터와 함께 전자오락 조정기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비디오게임을 즐기기 위한 특별한 시설이다. 그 옆 미니바(작은 냉장고)에는 주스와 우유, 초콜릿이 들어 있었다.

화장실 역시 마찬가지. 사방이 어른거리는 물결 무늬로 장식되고 천장은 거대한 가오리 한 마리가 수면 아래를 지나는 듯한 모습이다. 그 공간 연출 솜씨는 어른도 수중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정교하고 훌륭했다.

두 번째 객실은 ‘아우터 스페이스’ 객실. 언더워터와 똑같은 크기와 구조인데 실내를 깜깜한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우주선으로 꾸민 점만 달랐다. 정면에는 반쯤 보이는 아름다운 지구의 사진이 벽 한쪽을 장식하고 있었다. 천장과 벽은 대형 유리창을 통해 수많은 별로 반짝이는 우주, 은하수 및 성단이 펼치는 환상적인 광경의 사진과 신비한 조명으로 치장됐다. 역시 한쪽 벽에는 대형 모니터와 게임기, 의자가 설치됐는데 마치 우주선의 조종실을 연상케 했다.

언더워터, 아우터 스페이스 두 객실 모두 침대와 소파가 놓인 메인객실(부모용)과 일체를 이룬 스위트 형이다. 테마 객실은 문 하나로만 격리된 커넥팅 룸이어서 부모와 아이는 언제든 문을 열고 오갈 수 있다. 객실에서는 길 건너 카롱비치의 해변과 바다가 조망되며 자그마한 어른 풀 옆에는 온종일 피자와 버거 등을 먹을 수 있는 캐슬 바&그릴도 있다.

리조트 홍보담당인 리나와티 코 씨는 “멋진 테마 객실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요리교실과 아인슈타인 과학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면서 “어른은 물론 어린이도 즐겁게 휴식할 수 있는 리조트로 완벽하게 리노베이션을 마쳤다”고 말했다.

푸껫=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라마다 리조트 푸껫 ▽찾아가기 △항공로=인천∼푸껫, 인천∼방콕∼푸껫. △차량=푸껫국제공항에서 45분 거리. △홈페이지=www.ramadaphuket.com

◇기후=가장 더울 때는 3∼5월(최고 35도), 우기는 7월부터 4, 5개월간. △여행 적기=11월∼이듬해 2월. 전혀 비가 내리지 않고 기온은 20∼25도. △비수기=4∼10월. 가격이 낮아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숙박 패키지=3박 4일(리조트 3박) 일정에 가격(1인)은 114만 원부터. 테마객실 이용 시에는 비용 추가. 판타지쇼, 아로마 스파, 산호섬과 왓찰롱(불교사원) 투어 및 코끼리 트레킹 포함. 리조트 전문여행사 가야투어(www.kayatour.co.kr)의 현지법인 한국인 직원이 직접 안내. 가야투어 1577-1331

▼동화 같은 ‘캐릭터 룸’ 국내에도 있네!▼

국내에도 테마 객실이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의 ‘캐릭터 룸’(사진)인데 동화적인 분위기로 연출됐다. 주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이 호텔의 7, 8층은 캐릭터 전용 객실층으로 객실은 모두 30개(스위트 3, 패밀리트윈 7개 등).

엘리베이터를 타고 캐릭터 객실 층에 내리면 캐릭터 인형이 배치된 벤치(포토존)가 손님을 맞는다. 복도는 꽃과 벌을 그려 넣은 벽, 초록 카펫을 깐 바닥 덕분에 초원 분위기를 낸다. 객실 문 역시 캐릭터로 장식됐다. 실내의 천장은 하늘과 별, 침대헤드는 알록달록한 퍼즐이어서 마치 동화 속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준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어린이용 세면대 및 좌변기 등 시설은 물론 파우더 룸의 소모품(치약 칫솔세트)과 타월 및 목욕 가운, 컵도 어린이용으로 준비됐다.

◇블루 패키지=내년 2월 28일까지 1박(2인)에 18만∼20만5000원. 맥주와 스낵 제공. www.lottehotel.co.kr 02-411-7777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