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여러분은 향후 5년간 우여곡절을 함께해 나가야 할 동반자다. 어제 일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선 기간 한나라당이 ‘친이명박’과 ‘친박근혜’로 나뉘어 대립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동반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당선자는 “가끔 얼굴을 보면 우리 의원들 가운데 경선 분위기에서 못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경선에 매달려 짝을 지어 수군수군하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털어버려 달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모여서 수군수군하면 자기 위치(자리)를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는 그런 허약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내년 4월 총선 압승을 위해서도 내부 결속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이익을 챙기면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 한나라당이 모두 힘을 모아 나가면 4월 선거에서도 우리 국민이 한나라당을 지지해 줄 것으로 믿는다. 그것이 선거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권위주의뿐 아니라 ‘권위’ 자체도 무너졌다고 지적하고 “권위를 되찾기 위해 무슨 방법을 쓰기보다는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국정을 살피면 국민이 새로운 권위를 세워 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우리가 그 승리에만 계속 매달려 있을 수 없다”며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당선자는 “함께해 달라”, “내 마음을 이해해 달라” 등의 표현으로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23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는 허태열 유승민 유정복 이혜훈 의원 등 친박근혜 인사도 대부분 참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불참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공군이 제공한 VIP헬기를 타고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충남 태안지역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며 “태안 등 6개 시군의 보상 문제에 있어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