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가 미국 예일대에서 받았다고 밝힌 ‘신정아(35·여) 씨의 박사학위는 정상적’이라는 내용의 팩스는 실제 예일대 대학원 부원장인 패멀라 셔마이스터 교수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예일대가 ‘2005년 9월 22일 동국대에 보낸 (신 씨 관련) 팩스는 셔마이스터 교수가 서명해 보낸 진본’이라고 확인한 서신을 17일 받았다”며 “서신을 보낸 사람은 수전 카니 예일대 부총장 겸 법무실장이다”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예일대가 7월 신 씨의 학위 논문을 포함한 학력 확인 팩스 서류는 가짜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잘못을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동국대는 “예일대는 셔마이스터 교수와 신 씨의 관계를 묻는 동국대의 확인 요구에는 답변할 수 없다는 답신을 해 왔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2005년 9월 5일 예일대에 신 씨의 학력 조회를 요청해 같은 달 22일 셔마이스터 교수의 서명이 들어간 신 씨의 ‘박사학위 증명서’와 ‘학위기(졸업증서)’ 등을 팩스로 받았다.
그러나 예일대는 학력 위조 문제로 신 씨가 잠적한 올해 7월 “동국대가 받았다는 팩스는 예일대의 서류 양식과 다르고, 서명도 위조됐다”며 “예일대 문구점에서 구입한 종이에 증명서를 위조한 것 같다”고 밝혔다.
동국대 조의연 경영관리실장은 “예일대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바빠서 그랬다(in the rush of business)’고 해명하고 있지만 행정적 착오는 아닐 것”이라며 “구체적 조사 결과를 밝히지 않는다면 현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국대는 예일대에 신 씨의 학위 증명 팩스를 잘못 발송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예일대를 상대로 명예 훼손 소송을 비롯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