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27일 저녁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후쿠다 총리는 방중에 앞서 “파빙(破氷), 융빙(融氷)에 이어 양국 관계의 봄날을 맞고 싶다”고 말해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파빙이란 얼음을 깬다는 뜻으로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방중을 뜻하고 얼음을 녹인다는 뜻의 융빙은 올해 4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일을 뜻한다.
▽후쿠다 총리가 대표적 친중파=후쿠다 총리의 부친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는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했다. 후쿠다 총리는 우다웨이(武大偉) 및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과도 절친하다.
일중 우호의원연합 회장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도 친중파로 분류된다. 이달 3일 재무성 등 6개 부처 장관들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면담하는 등 해빙무드를 이끌었다. 방위상 시절이던 8월 양국 방위상 회담에서 중국에 방위비 투명화를 강력하게 요구해 ‘할 말은 하는 친중파’라는 평을 들었다.
고가 마코토(古賀誠)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도 일관되게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도 대표적인 친중파로 분류된다. 그는 7일 중국을 방문해 후 주석과 회담했다.
▽중국 정계에도 지일파 상당수=중국에서는 ‘친일파(親日派)’는 매국노로 매도된다. 지일파라는 명칭 역시 당사자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일본 이해도가 높다’는 의미의 지일파는 적지 않다.
주일 대사관에서 8년간 근무한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주일대사 출신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대표적인 지일파다. 특히 우 부부장은 후쿠다 총리와 언제든지 전화 연결이 가능한 인사로 27일 후쿠다 총리를 공항에서 영접했다.
주일대사를 지낸 왕이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 내 최고의 일본통이다. 일본어가 유창한 왕이 부부장은 일본인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학자들 가운데서는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와 우지난(吳寄南) 상하이(上海)국제문제연구소 일본연구실 주임 등이 있다.
▽중국 언론 파격 대우 크게 강조=이번 후쿠다 총리의 방문에 대해 중국 언론은 ‘파격 대우’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중국 측은 후쿠다 총리의 숙소로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제의했지만 일본 측은 경호 등의 문제를 들어 이를 사양하고 베이징 시내의 5성급 호텔 창푸궁(長富宮)을 숙소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