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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목욕, 1000원에 모십니다

입력 | 2007-12-31 02:53:00


부산 광안리 업주들 3년째 출혈경쟁… 폐업 속출

부산 수영구 광안2, 3동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목욕탕들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1000원짜리 목욕 상품’을 내놓아 귀추가 주목된다.

동네 목욕탕들이 보통 4000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이지만 이곳에서는 2005년부터 요금이 1000∼2000원인 목욕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격파괴 목욕탕이 줄을 이었고 현재 10여 곳의 목욕탕이 ‘1000원 요금 대열’에 합류해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 ‘원정 목욕’까지 올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목욕탕은 출혈 경쟁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인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말이다.

대형 찜질방과 고급 스파 때문에 파격적인 요금 할인을 선택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알 수 없다는 것. 실제로 가격인하 경쟁이 3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이 일대 목욕탕 11곳이 폐업했다.

설상가상 기름값과 전기료 등 원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점을 감안할 때 무더기 폐업사태까지 우려된다.

한 목욕탕 업주는 “문을 닫으려고 해도 대출이자를 낼 방법이 없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