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하나는 맛있게 만들 자신이 있었다.
평소 즐겨 먹던 음식인 데다 맛있기로 소문난 서울의 한 추어탕 전문점에서 6개월간 보조 요리사로 일한 경력도 있었다. 평생 가정주부로 살아온 박모(50) 씨는 남편이 20년간 일한 중소기업에서 퇴직하자 2006년 10월 추어탕 전문점을 차리기로 결심했다.
권리금과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창업비용 5000만 원을 들여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116m²(약 35평) 규모의 점포를 얻었다.
박 씨는 요리를 전담하고, 남편은 음식 서빙과 계산을 맡았다.》
[1]한 달 순수입 많아야 200만원
개점 초기 하루 매출은 15만 원에 그쳤으나 6개월 정도 지나면서 30만 원 선으로 올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매출이 더는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 매출로는 한 달 순수입이 100만∼200만 원 선에 그친다.
손님들에게 물어 보면 음식은 맛있다고 하고, 인테리어도 깔끔한 편이다. 매출이 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5시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과 함께 찾아 간 ‘△△추어탕’은 대로변에서 50m 정도 들어간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가구와 가전제품 대리점 등 소규모 점포가 많았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데다 인근에 버스정류장이 없어 유동인구가 적었다.
저녁 무렵이었지만 16개의 테이블 중에 손님이 앉은 곳은 한 곳에 불과했다.
“주변에 가게가 많아 고정 손님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찾아와 먹기보다 배달해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추어탕은 식으면 맛이 없고 일손도 부족해 선뜻 배달에 나설 수도 없고….”(박 사장)
[2] 단체손님 끌 수 있는 메뉴 개발 시급
메뉴는 추어탕과 통추어탕, 추어튀김, 삼계탕 등 7가지로 평범했고, 가격도 5000원대로 저렴한 편이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메뉴판과 테이블 등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갖춰 깔끔한 편이었다.
강 소장은 유동인구가 적고 주택 및 소규모 상점이 많은 이런 ‘동네 상권’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점심식사를 배달하면서 튀김 등을 서비스로 제공해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이들을 다시 저녁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하루 매출을 50만 원 선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 조기축구회, 지역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는 것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메뉴 보강이 시급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강 소장은 “추어 양념구이 등 술과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면 인근 사무실 직원들을 저녁 단체 회식 손님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근 주택가 가족 단위 손님을 겨냥해 ‘△△추어탕’을 대표할 수 있는 퓨전요리 등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3]밝고 적극적으로 손님맞이를
추어탕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추어탕이 몸에 좋은 이유 등을 적어 가게 내부에 액자 형태로 걸어 두거나, 전단지 등에 추어탕이 ‘참살이(웰빙)’ 음식임을 알리는 글귀를 적어 놓으면 손님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
부부가 유니폼을 입어 깔끔한 인상을 주도록 하고, 손님들에게 더욱 밝은 모습으로 인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소장은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자영업자의 월평균 순수입이 초기 창업비용의 2% 선에 그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어탕 한 그릇이라도 더 팔기 위해 발품을 팔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창업 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e메일로 접수해 선정된 분께는 전문가의 무료 컨설팅 기회를 드립니다. 신청은 chance@donga.com으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