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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살 잘 안찌는 참살이 야식 소개합니다

입력 | 2008-01-04 03:01:00


참으로 길다. 겨울밤은.

일찍 먹은 저녁밥 때문에 배가 꺼지는 건 순식간이다. 추울 때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지므로 평소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져 쉬 배가 고프다.

허한 배를 채우려고 라면 아이스크림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먹을 순 없다. 몸을 덜 움직이는 겨울철에 입맛 당기는 대로 먹다 보면 남는 건 뱃살. 뱃살 걱정을 덜하게 하면서도 먹을 만한 야식이 어디 없을까. 휘슬러코리아 쿠킹 컨설턴트 최혜숙 씨는 “겨울밤에는 채소와 올리브오일 등으로 열량을 확 낮춘 참살이 야식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파프리카로 만든 지중해풍 샐러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샐러드를 시키면 닭고기나 쇠고기를 구워서 야채에 올린 음식이 나온다. 한밤에 고기를 먹으면 소화하기 힘들다. 고기 대신 파프리카를 구워 올리면 훈연된 냄새가 나는 야채로만 된 건강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파프리카(또는 피망)를 각각 포크에 끼워 가스레인지에 새까매지도록 굽는다. 포크는 하늘을 향하게 한 뒤 파프리카의 가운데를 직선으로 찔러 넣는다. 이 상태에서 빙빙 돌려서 구우면 전체 면이 골고루 구워진다.

다 구워진 파프리카는 껍질을 벗겨낸 뒤 채 썬다. 반드시 새까매질 때까지 구워야 파프리카의 껍질이 잘 벗겨진다. 껍질을 벗겨낸 파프리카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며 껍질이 입에 남지 않아 부드럽다.

다진 마늘,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레몬즙, 꿀을 섞어 레몬소스를 만든 뒤 파프리카를 재운다. 이때 마늘을 곱게 갈아야 한다. 감칠맛을 위해 마늘은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이지만 샐러드를 먹을 때 씹히는 느낌이 남아 있으면 맛이 떨어진다. 이 과정이 조금 번거롭다면 낮에 미리 만들어 파프리카를 재워 둬도 좋다. 어차피 레몬소스에 재운 파프리카는 살짝 차가워야 제 맛이 난다.

집에 있는 이파리 야채를 모아 씻는다. 물기를 제거한 뒤 한입 크기로 자르고 달걀을 삶아 4분의 1 크기로 자른다. 물기가 야채에 남아 있으면 소스가 겉돌게 되므로 주의한다.

접시에 야채를 먼저 담고 그 위에 재운 파프리카, 삶은 달걀을 올리고 다시 레몬소스를 뿌려서 완성한다.

▼ 재료

파프리카 빨강 노랑 초록색 1개씩, 올리브오일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레몬 1/2개, 소금, 후추 약간, 샐러드 야채 1컵, 삶은 계란 1개, 방울토마토 약간

■대파 파스타

많은 사람이 야식 하면 라면을 떠올리곤 한다. 라면에 김치를 반찬 삼아 배불리 먹고 난 뒤 잠을 자면 다음 날 ‘큰 바위 얼굴’로 하루 종일 지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라면보다 덜 짜고, 라면처럼 튀기지 않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바로 파스타다. 라면보다 조리하기는 힘들지만 많은 요리 전문가들이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쉬운 음식’으로 꼽는 게 파스타이기도 하다.

파스타 면을 삶을 물을 끓이는 동시에 대파를 준비한다. 초록색 부분을 떼어낸 대파 3개를 절반으로 갈라 속을 떼어내고 세 번 접어서 채 썬다. 이때 대파의 굵기는 파스타보다 얇아야 한다.

붉은색 매운 고추도 잘게 썰어 준비한다. 이탈리아 고추인 페페로치노가 가장 좋지만 만일 없다면 마른 붉은 고추를 준비한다. 고춧가루나 청양고추를 쓰면 좋지 않다.

물이 끓으면 면을 삶는다. 파스타를 삶을 때 주의할 점은 물을 면의 10배 이상이 되도록 넉넉히 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라면 끓일 때를 생각하고 물을 조금만 부으면 파스타는 잘 익지 않고 쉽게 붓는다. 소금의 양은 물 1L에 5g 정도다.

면의 굵기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르다. 제품별로 포장지 겉에 삶아야 할 기준 시간이 적혀 있다. 이는 서양인 기준이므로 고들고들한 면보다 쫀득쫀득한 면을 더 좋아하는 한국인은 기준 시간보다 전체적으로 1분 정도 더 삶는 게 좋다. 다만 소스와 면을 함께 조리는 과정이 남아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완전히 삶지는 않는 게 좋다.

면을 끓일 때 올리브오일을 넣기도 한다. 이는 면이 서로 들러붙지 않게 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면의 겉이 코팅돼 나중에 소스가 면에 제대로 스며들지 않는 단점도 있다. 익힌 뒤 바로 소스에 버무릴 거라면 올리브오일을 굳이 쓰지 않아도 좋다. 익은 면은 찬물에 헹구면 안 된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채 썬 대파를 볶다가 매운 고추를 넣는다. 충분히 볶아지면 물 또는 ‘스톡’을 푼 물을 넣는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파스타를 넣고 면에 소스가 배도록 충분히 조려 준다. 파마산 치즈를 소량 뿌리면 감칠맛을 더한다.

▼ 재료

파스타 면 60g, 대파 흰 부분 3개, 매운 고추 2∼3개, 스톡 150mL, 올리브오일 1/2큰술, 소금, 후추 약간, 바질잎 1장

■ 두부 스테이크

열량 적고 영양 많기로는 두부를 따를 게 없다.

일단 두부를 썰어서 기름을 두르지 않고 부친다. 두부를 부칠 때 많은 주부가 습관처럼 기름을 두르지만 두부는 그냥 부치면 더 좋다. 원래 프라이팬에 잘 들러붙지 않는 데다 기름이 튈까봐 굳이 두부의 물을 빼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두부를 부쳐낸 뒤에는 스테이크 속을 마련한다. 집에 있는 갖은 야채를 모두 활용하자. 냉장고에 들어 있는 쓰다만 당근, 양파, 파, 감자, 시금치를 꺼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양송이나 표고버섯이 들어가면 훨씬 맛이 좋다.

원래 베이컨을 바삭하게 볶아서 함께 넣으면 좋지만 뱃살 걱정을 한다면 야채만으로 속을 만들어도 상관없다.

이 요리의 백미는 머스터드간장소스다. 물, 간장, 씨 있는 머스터드, 설탕, 참기름, 레몬즙, 후추를 넣고 살짝 끓인 뒤 물과 녹말을 1 대 1로 섞은 물녹말을 부어 걸쭉하게 조린다. 씨 있는 머스터드를 쓰는 이유는 이 요리가 전체적으로 물컹한 느낌이 들기에 씹히는 맛을 주기 위한 것이다. 만약 집에 우스터소스, 미림, 깨소금이 있다면 1스푼 추가해도 좋다.

접시에 부친 두부를 놓고 야채 속을 올린 뒤 다시 두부를 얹는다. 이 상태에서 머스터드 간장소스를 뿌린다.

▼ 재료

단단한 두부 1모, 양송이 버섯 8개, 표고버섯 4개, 시금치 100g, 베이컨 4장, 소금, 후추 약간, 올리브오일 2큰술

▼ 머스터드간장소스 재료

간장 1/4컵, 설탕 1큰술, 씨 있는 머스터드 1큰술, 참기름 1/2큰술, 레몬즙 1큰술, 후추 약간, 물녹말 약간, 물 1/2컵

■연두부 스무디

믹서(또는 핸드 블렌더)만 있으면 진짜 만들기 쉽다.

두유와 연두부를 적당량 준비한다. 연두부가 없다면 생식용 두부도 괜찮다. 믹서에 두유, 연두부, 피넛버터, 얼음을 넣고 곱게 간다. 컵에 재료를 부은 뒤 다진 호두를 조금 올려서 먹는다.

만일 아이들에게 주려면 아이스크림을 살짝 얹거나 믹서에 함께 갈아서 내놔도 좋다. 배가 지나치게 고프면 바나나 등 집에 있는 과일류를 함께 갈아도 된다. 견과류는 통상 대량으로 사서 냉동 보관하게 된다. 이런 견과류를 꺼내자마자 음식에 쓰면 찌든 맛, 냉장고 맛이 나게 된다. 이럴 때 기름을 두르지 않은 상태로 프라이팬에 견과류를 살짝 구우면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 재료

연두부 1/2컵, 두유 1과 1/2컵, 바나나 1개, 피넛버터 1큰술, 얼음 1/2컵, 다진 호두 약간

글=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