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시대… 해외유전 확보 갈수록 어려워져
국내 기업들의 해외 석유개발사업 진출 현황개발단계진출국광구생산1833개발 811탐사2577한 나라에서 생산, 개발, 탐사가 동시에 이뤄지기도 함.
자료: 한국석유공사
국제 유가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기준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한때 돌파하면서 해외유전 확보 등 해외자원 개발과 신(新)재생에너지 개발의 시급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세계 5위 석유수입국이자 7위 석유소비국인 한국으로서는 해외자원 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와 함께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게 절실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일(현지 시간) 거래된 WTI 선물(先物) 가격은 이틀 연속 장중 한때 100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날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92.0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시급한 해외유전 개발
지난해 말 현재 석유공사를 비롯한 국내 에너지 기업들은 해외 32개국, 121개 광구에서 원유를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생산광구’는 33개로 27%이고, 나머지 88개 광구에서는 개발 및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전체 석유 소비량에서 국내 기업들의 자체 생산 비중을 가리키는 ‘원유 자주개발률’은 지난해 3.8%로 전년(3.2%)보다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해외유전 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1년에 1%포인트 높이기조차 힘든 게 해외유전 개발의 현실이다.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산유국들이 석유에 대한 국가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경제대국인 일본과 중국 국영 석유업체들이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해외유전을 무차별 매입하면서 유전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돈을 주고 해외유전을 사는 기존 투자 방식을 벗어나 산유국이 원유 생산과 관련된 사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유전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활용
원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유럽 선진국처럼 최종 에너지 수요의 절반에 이르는 냉난방용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스웨덴은 지역난방용 연료의 62%를 바이오매스(식물에서 추출한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고 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태양열 온수기 보급에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개발 현황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지만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 효성, LG 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전 등 9개 에너지 공기업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건설과 연구개발(R&D)에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모두 1조136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원자력 활용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2005년 말 기준으로 kW당 전력 생산비용은 액화천연가스(LNG)가 86.29원, 석탄이 43.68원인 데 비해 원자력은 39.41원으로 고유가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