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챔피언십, 4차례 연장끝 우승… 최경주는 28위
골프 세계 랭킹 120위 다니엘 초프라(35·스웨덴)가 ‘개막전의 사나이’로 떠오르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7일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 시즌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
초프라는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세계 5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네 번째 연장전 끝에 이겨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해 투어대회 우승자만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 그는 B급 대회인 긴쉬메르클래식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 강호들을 모두 제쳤다. 투어 통산 2승에 우승 상금 110만 달러와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카까지 부상으로 챙겼다. 게다가 ‘꿈의 무대’라는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해 기쁨은 더욱 컸다.
아버지가 인도인이고 어머니가 스웨덴인인 초프라는 스웨덴에서 태어나 7세 때 인도로 건너가 조부모 손에 컸다. 영어까지 3개 국어가 능통한 그는 아시아와 유럽 투어를 거쳐 2004년부터 PGA투어에서 뛰고 있으나 무명으로 지내다 지난해 첫 승으로 겨우 이름을 알렸다.
초프라는 네 번째 연장전이 벌어진 9번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이글 퍼트가 컵에 살짝 걸치는 아쉬움 속에 버디를 한 뒤 파에 그친 스트리커를 제치고 승리를 결정지었다.
그는 이 대회 코스를 TV와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만 접하다 올해 처음 경험했지만 86.1%(9위)의 그린 적중률과 라운드당 평균 퍼트 29.3개(3위)의 정교한 샷을 과시했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이틀 연속 4언더파 69타를 치며 늦바람을 냈으나 초반에 부진한 탓에 공동 28위(이븐파 292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