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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만 할수야”… ‘통일부 존치’ 시사

입력 | 2008-01-08 02:52:00


■ 인수위, 각부처 업무보고

재경부 産銀 매각자금 지원대상 中企, 민간서 선정

건교부 저소득층 주택자금 금리, 장기저리로 대체

복지부 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 통합 위한 TF 설치

통일부 대북 SOC 건설등 대형사업 타당성 재검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7일 재정경제부 통일부 건설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핵심 부처들의 업무보고를 잇달아 받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공약 추진방안 등을 점검했다.

○ 산업은행을 토종 투자은행으로

인수위는 이날 재경부 업무보고에서 이 당선인의 금융 관련 공약인 산업은행 민영화 안(案)을 사실상 확정했다.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은 브리핑에서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투자은행 부문과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을 묶어 팔면 최대 70조 원의 매각대금이 생기고 이 중 20조원을 산업은행 본연의 정책금융 부문에 돌려 중소기업 육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KIF(Korea Investment Fund·가칭)를 만들고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의 전대(轉貸·on-lending) 방식을 도입해 KIF 펀드 지원 대상 기업을 민간 금융기관이 직접 고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인수위는 또 당선인의 경제 성장률 7% 성장 비전과 관련해 올해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각종 규제 완화 조치 등으로 올해는 6% 안팎의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관심을 모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보고 구체적 조정 여부와 폭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원대연 기자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건교부 보고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책과 함께 서민 주거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구입용 국민주택기금 금리 인하 폭 등이 논의됐다.

인수위는 일단 이 금리를 올해 5% 수준에서 동결하는 한편 저소득층 주택대출자금 금리는 장기저리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평균 8.5%인 은행권 금리를 감안하면 연간 25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인수위 측 판단이다.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경협은 북핵 문제와 연계”

인수위는 이날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철도 도로 개보수와 개성공단 2단계 건설 등 남북이 합의한 굵직한 경협사업 중 일부는 북핵 문제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특히 사회간접시설(SOC) 건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조선단지 건설 등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부분의 대형 사업은 타당성을 확인한 뒤 추진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인도적 지원사업은 계속하되 경협사업은 북핵문제와 연계한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춰 대규모 남북 합의 사업들은 재검토 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

개성공단 2단계 개발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및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남포-안변 조선협력지대 건설, 해주 경제특구 조성, 해주항 개발, 공동어로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인수위는 남북협력기금의 조성 및 집행도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자금 집행에 대한 통일부의 재량과 정치적 고려를 줄이고 사후감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이날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 증진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 다녔다는 인식이 많다. 대북 안보 증진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고 국민과 국제사회가 체감하는 개혁 개방의 성과도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들은 인수위와 여론의 부정적인 인식 및 외교부와의 조직 통폐합 논의를 의식한 듯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1991년 남북이 채택한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따라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대북포용 정책을 주도하면서 조직과 기능이 너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동관 대변인은 “몸에 좋다고 다이어트만 할 수는 없고 정부 개편은 상징성도 검토되어야 한다”며 폐지론보다는 통일부 존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원대연 기자

○ “연금 개혁해 국민불신 해소”

인수위는 또 이날 복지부 업무보고를 받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통합 등 공적연금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보고 뒤 브리핑에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으로 이원화된 연금 구조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며 “연금 체계가 불안하고 사각지대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어 국민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70세 이상(7월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의 60%에 대해 이달 말부터 최대 8만4000원을 주는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해 전체 노인의 80∼100%에 대해 전체 평균 소득의 20% 수준인 월 30만 원 내외의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이 같은 법률안을 내놓자 정부는 2008년 3조8000억 원, 2030년 147조 원, 2050년 502조 원의 재원이 소요된다며 반대했었다.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