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송도국제도시에서 입주가 다시 본격화되기 때문에 늦어도 올 초에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 용지를 빨리 사들이고 건축물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데….”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입주 학생을 위한 초중고교 신설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내년 상반기 입주 시기에 맞추려면 당장 학교 공사가 시작돼야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이 재정난을 이유로 시설 투자를 거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공립이 아닌 사립학교 유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 원거리 통학―과밀학급 우려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청라지구 등 3곳의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2014년까지 초등학교 42개, 중학교 22개, 고등학교 21개 등 총 85개의 학교가 신설돼야 한다.
GS건설 등의 아파트단지 조성 사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1, 3공구 내 국제업무지구는 사정이 좀 급하다.
사업시행자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 유한회사)가 이곳에 2만5260채의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초등학교 6개, 중학교 3개, 고등학교 4개가 필요하다.
주택건설 사업을 승인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시 교육청이 공립학교 용지를 사서 시설을 지어 달라”며 조기 착공을 수차례 요청했다.
시 교육청은 “비용 부담을 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사업을 승인해 준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며 개발이익으로 학교 시설을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시행자도 “학교시설부담금을 이미 냈고 개발이익금을 공원, 도로 등 다른 기반시설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며 학교 건립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기관별로 견해차가 너무 뚜렷해 내년도 학교 개교 일정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송도국제도시에 새로 입주하는 학생들은 다른 지역으로 원거리 통학해야 하고, 인근 연수구 내 각 학교에서는 과밀학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 평행선 논란
경제자유구역뿐만 아니라 택지개발, 도시개발이 이뤄지는 인천시내 신규 개발지에서 추가 확보해야 할 학교가 188개다.
시 교육청이 신규 개발지에서만 매년 7000여억 원을 들여 29개 학교를 개교해 주어야 하는데, 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단 권영남 씨는 “학교 시설을 위한 예산은 연간 1000여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도심권 과밀학급 해소와 시설 개선에 전액 투자하기에도 빠듯하다”며 “신규 개발지의 학교 신설에는 당분간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내 일부에서는 시행자가 학교를 지어 기부하는 조건으로 아파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중흥건설 등이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에서 중학교와 초등학교 1개씩 지어 주기로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공립학교는 교육청이 지어 주어야 하며, 시행자로부터 기부받지 못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구도심에 있는 B중고교와 D중고교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서울의 명문 고교 유치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은 “기존 도심에 있는 학교가 빠져나가면 원거리 통학이나 과밀학급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며 “학교 이전은 10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학교 신설 계획지역지 구개발면적(m²)가구 수 개교 예정연도소요 학교 수초중고계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1, 3공구685만3000 2만5260 2009년63413송도6, 8공구632만4000 2만5183 2014년53311송도5, 7, 11공구1690만2000 2만71322014년84416영종도 하늘도시(도시개발구역)1911만6228 4만5454 2012년126422영종도 운북복합레저단지272만9347 47302008년2114청라지구241만6062 3만1035 2012년95519계5434만637 13만1662 -42222185자료: 인천시교육청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