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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아름다운 겨울산, 아차하면 타박상

입력 | 2008-01-09 02:57:00


《눈 덮인 겨울 산은 아름답다. 그다지 산행을 내켜 하지 않아도 유독 겨울 산에는 자주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원 윤성보(38·서울 은평구 대조동) 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윤 씨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북한산을 찾았다.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해 6시간의 등산 후에도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그런데 하산 후에 집에 와서 좀처럼 추위가 가시지 않고 몸이 차가웠다. 주부 김윤경(30·인천 서구 당하동) 씨도 최근 산에 갔다 온 후 허리, 발목, 발바닥이 아파 고생을 했다. 경치에 취해 체력을 계산하지 않고 산에 오른 것이 문제였다. 겨울철 산행은 낮은 기온으로 인해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등산 후유증’이 크다. 그렇다고 등산 한번 했다고 병원에 가기에는 가족들에게 민망하다.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겨울산행 후유증 극복 방법을 알아보자.》

●반신욕으로 뻐근함을 풀어줘야

허리, 무릎, 발목은 산행 때 무리가 가장 많이 가는 부위다. 겨울철 산에 갔다 오면 이들 부위에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차가운 기온에 노출되면 근육과 관절이 굳고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 순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딱딱한 땅 표면도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주는 원인이 된다. 하산할 때 발목과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은 자기 체중의 3배 정도인데 겨울철에는 5배 이상으로 커진다.

겨울 산행 후 뻐근해진 몸은 반신욕으로 다스리는 것이 좋다. 반신욕을 하면 체온이 상승하면서 허리, 무릎, 발목의 염증과 노폐물이 땀, 혈액, 오줌으로 쉽게 배출된다.

보통 자기 체온(37도 내외)보다 1, 2도 높은 38∼39도의 물에 배꼽 아래까지 몸을 담그고 땀을 낸다. 반신욕 시간은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반신욕이 번거로우면 발을 담그는 족욕도 좋다. 양발을 40도 정도의 물에 20분간 담근다. 둘 다 여의치 않을 경우 자기 체온보다 4, 5도 높은 핫팩으로 뻐근한 부위를 20분 정도 찜질한다.

●타박상에는 냉찜질로 부기를 줄여줘야

겨울 등산 때는 낙상으로 인한 타박상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눈이 와서 땅바닥이 미끄러우면 낙상의 위험은 더 커진다.

타박상을 입었을 때는 냉찜질이 좋다.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터지고 늘어나면서 피부가 붓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픈 부위를 30분 정도 냉찜질해주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출혈이 줄고 염증도 심해지지 않는다.

발바닥이 아플 때는 발바닥 안에 있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족저근막은 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가락 부위까지 발바닥을 감싸고 있는 막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추운 날씨에서 등산을 하다 보면 이 부위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

발바닥이 아프면 발뒤꿈치를 아래로 내리고 발가락 부위를 위로 올려 아킬레스힘줄을 최대한 늘이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때 손으로 엄지발가락을 잡고 몸쪽으로 당겨 발바닥을 최대한 늘여 준다. 최대한 늘인 상태에서 5초 정도 멈췄다가 다시 이완하는 동작을 5∼10회 반복한다. 발바닥 중 특히 아픈 부위를 찾아 지압을 하고 파스를 붙여도 좋다.

●하산 후엔 차(茶)가 좋아요

산행 후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추위가 가시지 않을 때가 있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데 약간의 알코올은 체온을 상승시키지만 시간이 지나면 발한량(發汗量)이 많아져 더 추워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술보다 차가 좋다.

손발의 냉기가 가시지 않는 사람은 생강차가 좋다. 생강차는 몸을 둘러싼 추위를 몰아낸다. 생강은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해주고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차단해 몸을 데워 주고 땀을 배출해준다.

겨울 등산 후 속이 차가워서 설사를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유자차, 홍삼차, 꿀차가 좋다. 피가 잘 돌고 오줌 배출이 원활해 냉기를 극복할 수 있다.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 흡수도 정상으로 회복시킨다.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는 모과차가 좋다. 모과는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키고 혈액 순환을 도와서 손발을 따듯하게 해준다. 등산 후 혈당이 낮아지고 유독 목이 마른 사람은 쌍화차가 도움이 된다.

산행 후 식사로는 두부, 파, 마늘, 찹쌀, 미역 등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몸의 체온을 조절해주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많다. 산 근처에 두부요리, 파전 등을 파는 음식점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도움말=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이의주 경희의료원 사상체질과 교수, 정우상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교수, 김용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