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박)은 넓다는 뜻이다. 博愛(박애)는 두루 넓게 사랑하는 것이다. 博識(박식)은 두루 넓게 아는 것을 뜻한다. 博而不精(박이부정)은 넓지만 정밀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넓은 분야에 걸쳐 두루 알기는 해도 그 깊이가 부족함을 의미한다. 謂(위)는 일컫다 또는 이름 붙이다의 뜻이다. 宜(의)는 마땅하다 또는 적당하다는 뜻이다. 義(의)는 의로움이다. 옳음 또는 사리에 합당하다는 뜻이 있다. 之(지)는 지시대명사로서 문장 안에서 구체적인 것을 지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위의 구절에서 첫 번째 것은 앞의 博愛(박애)를 가리키고, 세 번째의 것은 앞의 行而宜之(행이의지)를 가리킨다. 그러나 두 번째의 것은 구절 안에 지정하는 것이 없는 경우로서, 여기에서는 객관적으로 타당한 이치나 도덕적 표준을 가리킨다.
두루 넓게 사랑하는 것이 어짊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博愛(박애)는 그 순서나 차별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墨子(묵자)의 兼愛(겸애), 즉 아무 차별도 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하는 사랑과는 구별된다. 즉 가까운 이로부터 출발하여 모두에게로 확대되는 우선순위가 존재하는 사랑을 의미한다. 비교적 현실적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로움에 대해서는 실제 행동으로의 표현, 즉 실천성이 강조되었다.
唐代(당대)는 물론이고 역대 중국의 대표적 문장가이자 유학자로서 韓退之(한퇴지)로 더 잘 알려진 韓愈(한유)의 말이다. 이 말은 후일 논란의 여지를 남기기는 하였지만, 대체로 仁義(인의)를 간결하게 잘 요약한 말로 평가된다. 한유는 당시에 대단히 흥성했던 불가와 도가를 반대함으로써 유가 부흥을 꾀하였다. 그 기치를 높이 올린 문장인 ‘原道(원도)’의 첫머리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