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조정 장세 인내력을 길러라”
코스피지수가 9일 장중 한때 1,800 선 아래로 뚝 떨어졌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오전 10시경 전날보다 32.18포인트(1.76%)가 빠진 1,794.15까지 밀렸다. 하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의 상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며 오후 들어 강하게 반등해 전날보다 18.24포인트(1.00%) 오른 1,844.4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0포인트(0.48%) 오른 712.7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마감됐지만 장중 1,800 선이 붕괴된 것은 투자심리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새해 들어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는 1,800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 “코스피지수 하한선 1,700∼1,790 선”
이날 본보가 국내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앞으로의 증시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는 1분기(1∼3월)에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이 악재를 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적으로는 금리 급등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채산성이 악화되고, 가계 역시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 조정이 1분기까지 계속된 뒤 2분기(4∼6월) 들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의 하한선은 1,700∼1,790 선으로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 대외 불안요인 때문에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2분기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내수 시장이 성장하고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승 추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정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물가상승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어 약세장이 계속될 것”이라며 “확실한 조정을 거쳐 가격 매력이 부각되거나 금리 인하로 증시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중국 및 새 정부 수혜주 저가 매입”
투자자들은 조정 장세에서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국내 및 신흥시장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또 이 시기를 저가(低價) 매입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투자 시기는 유연하게 잡되 1,800 선 이하에서 조선 건설주와 철강 화학 등 소재주를 분할 매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소비 확대와 관련된 수혜주, 새 정부가 추진할 규제 완화로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건설 내수서비스업종 대표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