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실내체육관을 찾아 프로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이승엽(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오지 말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
프로농구 오리온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승엽(32·요미우리) 얘기가 나오자 한숨을 쉬었다. 바로 남모르는 ‘이승엽 징크스’가 있기 때문.
이승엽은 알려진 농구광이다. 고향 팀 오리온스의 대구체육관을 자주 찾는다. 오리온스 김승현, 김병철과도 친분이 있다.
농구장에서의 이승엽은 ‘요미우리의 4번 타자’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천진난만하다.
9일 이승엽은 관중석에 앉아 다른 팬들과 함께 오리온스를 응원했다. 지난해 12월 27일에는 기자석 맨 가장자리에 슬그머니 앉더니 오리온스가 뒤지자 책상을 탕탕 치며 아쉬워했다. 기자들이 받는 기록지를 받아서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경기 후에는 코트에 나서 3점 슛을 던지거나 레이업 슛을 하며 장난을 쳤다. 폼은 엉성했지만 골은 제법 들어갔다. 구단 관계자는 “직원들과 함께 공을 두 번 튀긴 뒤 골을 넣는 ‘투 바운드’ 내기를 한 적도 있다. 1000원짜리 내기였는데 죽기 살기로 하더라”면서 웃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동향 스타인 이승엽의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상하게도 이승엽이 올 때마다 지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 지난번에 이어 이날도 오리온스는 졌다.
최근 김승현의 복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오리온스가 탈꼴찌와 함께 이승엽 징크스도 깰지 관심사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