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힐러리-오바마 슈퍼 화요일까지 박빙 예고
공화, 州마다 선두주자 들쑥날쑥… 경선흥행 저조
8일 뉴햄프셔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버락 오바마 후보 간의 표 차는 1만 표도 안 된다. 그래서 두 후보가 확보하는 대의원 수도 각각 9명으로 동수다. 그러나 그 간발의 차이가 갖는 의미는 크다.
오랫동안 압도적 1위였다가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큰 차이로 역전당한 뒤 다시 패배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건진 힐러리 후보의 승리는 전국적으로 지지자들의 사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공화당에선 확고한 선두그룹이 형성되지 못해 혼전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3일 아이오와와 8일 뉴햄프셔 경선은 양당의 대선 레이스가 ‘대세론’이 통하지 않는 박빙의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당의 판세는 미시간(15일), 네바다(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 19일, 민주 26일), 플로리다(29일)를 거쳐 다음 달 5일 ‘슈퍼 화요일’이 되어야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경우 일단 프라이머리 제도의 특성상 힐러리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퍼 화요일에 프라이머리를 개최하는 22개 주 중 캘리포니아 뉴욕 등 10개 주가 무당파의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 ‘폐쇄(closed)’ 방식으로 진행돼 상대적으로 조직표가 강하고 골수 당원의 지지를 받는 힐러리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변화’라는 키워드를 선점당한 힐러리 후보가 그간의 지지부진한 선거운동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전망은 밝지 못하다. 특히 백인 인구 구성이 압도적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오마바 후보가 선전한 것은 유권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을 넘어서는 효과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4주 동안 두 후보는 ‘최근 수십 년의 경선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박빙의 결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은 주별로 선두가 들쑥날쑥한 양상이다.
미트 롬니 후보는 그의 출생지이자 아버지가 3선 주지사를 지낸 미시간이 부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클 허커비 후보는 복음주의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도적 승리를 기대한다. 초반에 형편없는 성적를 보인 루돌프 줄리아니 후보는 29일 플로리다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 그 여세를 슈퍼 화요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당원들이 보기에 ‘뭔가 미흡한 후보들 간의 경쟁’이어서 공화당의 혼전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