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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보글보글 국물 한숟가락에 추위 싹∼ 전골

입력 | 2008-01-11 02:59:00


《술꾼이 아니라도, 평소 국물보다 건더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요즘 같은 날에는 국물요리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뜨끈한 국물로 속을 채우면 이깟 추위쯤이야 싶은 자신감도 생긴다. 식탁에 오른 뒤에도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한동안 끓는 전골요리나 샤부샤부는 얼른 보기에는 모든 재료 다 털어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될 것 같아 초보 요리사의 도전의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제맛을 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음식이 바로 이런 국물요리다.

요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집에 흔히 있는 재료로, 파는 육수로 맛난 국물요리에 도전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 집에 흔한 재료로 전골요리 도전: 참치 감자전골

서울 용산구 한남동 S다이닝푸드의 김승미 실장은 ‘다시마 육수로 맛을 낸 참치 감자전골’을 추천했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 초보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라는 것이다.

이 요리는 감자탕의 가정식 버전이다. 감자탕에 들어가는 돼지등뼈는 한 번 삶았다가 건져낸 뒤 다시 끓이는 등 손질하기 까다롭고 좋은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대신 들어가는 재료가 참치. 원래 감자탕에는 우거지가 들어가지만 우거지도 미리 한 번 삶아내야 쓸 수 있다.

이럴 땐 우거지 대신 김치를 씻어서 넣어도 된다. 배추김치라면 초록색 겉 이파리를, 무김치라면 줄기부분을 씻어 김치양념을 빼낸 뒤 쓰는 게 좋다.

이 요리는 된장으로 간을 맞추는데 만일 씻은 김치를 쓴다면 된장은 1큰술 정도가 적당하다. 아무리 씻어내도 김치에 밴 기본 간이 있기 때문이다.

우거지라면 된장 1작은술을 추가한다. 국물을 내는 다시마는 찬물에 1시간 이상 담가두면 은근히 우러나서 좋다. 물 5컵에 가로세로 5cm 크기의 다시마 3, 4조각이면 된다. 시간이 없다면 끓는 물에 5분 정도 넣었다 빼낸다. 10분 넘으면 다시마에서 텁텁한 맛이 나와 좋지 않다.

완성된 요리에 수제비 반죽을 뜯어 넣으면 식사로도 괜찮다.

▒ 재료

참치 캔 큰 것 1개, 감자 3개, 양파 1개, 김치 1/8포기, 대파 뿌리, 청고추·홍고추 1개씩, 된장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시마 우려낸 물 5컵, 소금, 후추 약간

▒ 만드는법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썰어두고 나머지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채 썬다. 김치는 물에 헹궈 양념을 없앤다.

2. 냄비에 참치 캔 속의 기름을 짜 넣고 감자, 씻은 김치를 넣어 중간 불에서 5분 정도 볶는다.

3. 냄비에 다시마 우려낸 물을 자작하게 붓고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풀고 한번 끓어오르면 참치를 넣어 15분 정도 센 불에서 끓인다.

4. 감자가 푹 익으면 소금, 후추를 넣어 마무리 간을 하고 대파, 고추, 양파를 넣어 2, 3분간 더 끓인다.

○ 겨울철 보양식: 버섯들깨만두전골

S다이닝푸드의 이수진 실장은 ‘조개육수로 맛을 낸 버섯들깨만두전골’을 추천했다. 조개와 멸치로 시원하게 맛을 낸 전골국물에 들깨가루가 어울려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좋다고 한다.

바지락은 요즘 모래 등 분비물을 거의 빼낸 상태로 봉지째 팔고 있기 때문에 재료구입이 간편하다.

들깨가루는 보신탕에 흔히 쓰이는 재료다. 들깨의 주성분이 불포화지방산, 단백질, 칼슘, 칼륨, 철분, 비타민 B1으로 몸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하다. 저혈압, 빈혈, 피로해소에 좋다. 특히 밀가루, 조개, 멸치와 함께 쓰면 시원하면서 고소한 맛이 어울린다. 맨 마지막에 넣는 참기름 한 방울은 고소함을 배가하기 위한 것이지만 취향에 따라 빼도 좋다.

이 요리의 포인트는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멸치와 조개, 버섯으로 육수를 내면 웬만큼 간은 되므로 마지막에 소금만 살짝 뿌려주면 된다. 만두를 넣으면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 재료

느타리버섯 한 줌, 바지락 1봉지, 애호박 1/2개, 양파 1/2개, 들깨가루 3큰술, 만두 10개, 파 1/2뿌리, 다진 마늘 1/2큰술, 다시용 멸치 6마리, 소금, 참기름 약간

▒ 만드는법

1. 냄비에 차가운 물을 넣고 머리는 남기고 내장을 떼어낸 멸치를 10분가량 끓여서 건져낸다. 바지락도 찬물에 씻은 뒤 한 번 끓여낸다.

2. 느타리버섯은 적당한 크기로 찢어두고, 대파는 채 썰고, 양파와 애호박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준비된 육수에 들깨가루를 풀고 마늘, 만두, 양파, 애호박, 버섯을 넣어 2, 3분 끓여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대파를 넣고 한 번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 파는 육수로 전골요리 도전: 쇠고기 국수전골

서울 강남구 신사동 라퀴진의 ‘수퍼 레시피 테스트 키친팀’에서 제안한 전골은 육수를 직접 만들지 않고 파는 육수로 만드는 쇠고기 국수 전골이다.

사실 국물을 직접 내면 가장 좋지만 요리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멸치로 육수를 내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최근 풀무원, 청정원(대상)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쇠고기 육수, 야채 육수, 멸치 육수, 가쓰오부시 육수, 사골 육수 등을 내놓기 때문에 사두었다가 요긴하게 쓰면 된다. 다만 이런 육수는 간이 싱겁게 돼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소금, 간장으로 추가 간을 하면 된다.

쇠고기 국수전골을 하려면 사골 육수가 가장 좋다. 깊은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쇠고기는 샤부샤부용 고기를 쓰면 좋다. 샤부샤부용 고기는 기름기가 골고루 들어가 있고 부서지지 않아 국물요리에 좋기 때문이다. 불고기용 고기로 대체해도 된다. 다만 불고기용 고기는 살코기와 기름기가 골고루 분포돼 있지 않고 잘 부스러지는 단점이 있다. 야채는 오래 끓여도 흐물흐물해지지 않도록 집에 있는 것 중에서 좀 단단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배추, 숙주나물, 콩나물, 미나리, 부추, 당근, 청경채, 호박 등이 대표적이다.

향이 좋은 참나물도 괜찮지만 먹기 직전 잠깐 넣었다 꺼내 먹어야 한다. 마트에서 파는 쌈 야채를 샀다면 상추를 제외한 케일, 근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대파의 파란색 부분과 뿌리 부분의 가운데쯤을 토막 내 넣어먹어도 달콤한 맛이 우러난다.

▒ 재료

청경채 2개, 주키니 호박 1/4개, 대파 흰 부분 1/2개, 생 표고버섯 2개, 숙주 200g, 국수 200g, 쇠고기 200g, 시판육수 4컵, 국 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후추 약간 (양념장 재료: 간장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설탕1큰술, 참기름 1작은술)

▒ 만드는법

1. 냄비에 국수 분량의 3배 물을 붓고 끓인다. 야채를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숙주나물은 물에 깨끗이 씻어 체에 밭쳐낸다. 쇠고기는 쇠고기 양념을 넣고 무친다.

3. 끓는 물에 국수를 넣고 센 불에서 7, 8분간 삶은 다음 찬물에 헹궈 체에 밭쳐둔다.

4. 전골국물에 국 간장, 다진 마늘, 소금, 후추를 넣고 섞는다.

5. 전골냄비에 청경채, 주키니 호박, 대파, 생 표고버섯, 숙주나물, 국수, 양념한 쇠고기를 담는다.

6. 재료가 들어간 냄비에 전골국물을 붓고 센 불에 10분 끓인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추천할만한 호텔 국물요리▼

호텔에서 국물 요리를 시키고 싶을 때 흔히 일식당의 생선탕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잘만 찾아보면 한국 일본 태국의 특색 있는 국물요리가 적지 않다.

서울프라자호텔은 일식당 고토부키의 게 샤부샤부를 대표적인 국물 요리로 추천했다.

게 샤부샤부는 메뉴판에는 없다. 대신 단골 고객만 알음알음으로 찾는 요리다. 쇠고기 대신 살이 꽉 찬 영덕 게로 맛을 낸 샤부샤부로 이틀 전에 예약해야 맛 볼 수 있다.

샐러드, 생선회, 샤부샤부, 식사, 후식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쇠고기 샤부샤부가 7만7000원, 게 샤부샤부는 15만 원 선(모두 세금·봉사료 별도)에서 시가로 판매된다. 02-310-7343.

요즘 제철인 영덕 게를 사서 집에서 샤부샤부를 해 먹어도 별미다. 집에서 끓여먹을 때는 게딱지를 떼어낸 뒤 양 옆에 손가락 모양으로 붙어 있는 아가미와 게딱지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깨끗이 떼어내야 한다. 게가 숨을 쉬면서 빨아들인 모래가 아가미와 모래주머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게 내장은 따로 뒀다가 죽을 만들 때 넣어 먹으면 기가 막힌 맛이 난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의 한식당 온달에서는 꿩 어복쟁반을 5만 원(세금·봉사료 별도)에 판다.

꿩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8종이나 들어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오메가3지방산도 포함돼 있어 피부 노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 어복쟁반에는 쇠고기 양지, 우설, 곱창 등과 함께 꿩고기가 들어간 만두, 채소, 메밀 등이 어우러져 지방 함량이 적고 열량이 낮은 게 특징이다.

어복쟁반은 국물 맛이 담백한 북한 평안도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이 요리는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아 집에서 만들기는 어렵다. 다만 꿩 대신 닭을 사용하고, 만두를 만드는 대신 닭고기를 찢어서 넣으면 저열량 국물요리를 즐길 수 있다. 02-450-4518

그랜드힐튼호텔 뷔페 레스토랑은 다음 달 말까지 ‘아시안 스팀보트’ 코너를 선보인다. 스팀보트는 태국의 대표 음식인 ‘수키’의 영어이름이다. 원래는 화로에 숯을 피워 야채, 해물, 면을 데쳐 먹는 태국식 샤부샤부 음식으로 쇠고기, 치킨, 해산물, 야채 중 취향에 맞게 고르면 조리사가 매운 맛 또는 순한 맛 국물에 익혀서 준다. 뷔페 가격은 저녁 기준 5만2000원, 02-2287-8271

JW메리어트호텔 일식당 미카도는 다음 달 말까지 일본 전통 전골요리인 나베모노 특선메뉴를 선보인다.

한 냄비에 음식을 넣고 둘러앉아 먹는 요리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일본에서는 친한 사람을 대접할 때 주로 만든다. 재료에 따라 요리의 종류가 총 30가지가 넘으며 쇠고기를 넣으면 스키야키 요리가 된다.

광어, 피조개, 문어, 꽁치 생선회 등 다양한 회와 함께 미소구이 굴요리가 세트로 나오며 나베모노 전골에는 전복, 낙지, 오분자기, 대구, 도미 등 해산물이 들어간다. 11만5000원. 스키야키 전골이 제공되면 10만 원(모두 세금·봉사료 별도). 02-6282-6751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