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가 13일 기름 유출 피해를 비관하다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영권 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당내 입지강화 위해 18대 ‘금배지’ 반드시 달아야
“지원유세 우선” “수도권서 일전 벌여야” 선택 고심
대통합민주신당이 13일 사무총장 등 일부 당직 인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4·9 총선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후보의 18대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역 의원이 아닌 손 대표와 정 전 후보로서는 18대 국회 입성이 앞으로 정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
현재까지 양측은 “지금은 당 면모 일신에 올인(다걸기)할 때다”(손 대표 측), “백의종군한 상황 아니냐”(정 전 후보 측)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전망이 밝지 않은 총선 후 재평가를 이겨내고 당내 수도권 및 386 의원들의 수장이라는 위치를 유지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금배지’가 불가피하다. 대선 참패 후 재기를 노리는 정 전 후보도 더는 원외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지역구 출마와 비례대표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점.
손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에 무게중심이 가 있는 가운데 경기 파주, 광명과 서울 종로, 구로을 등 지역구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손 대표가) 전국을 다니면서 지원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역구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단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후순위 비례대표를 받는 것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한 석이 아쉬운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손 대표 정도의 인물이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호남당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수도권에서 치열한 결전을 펼쳐야 한다”면서 “손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LG필립스 공장을 유치한 경기 파주나 14∼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기 광명을,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등에 출마한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후보도 비례대표와 함께 서울 종로, 서대문을, 구로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서대문을 지역은 정 전 후보가 거주하는 곳이며,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을은 비(非)한나라당 성향이 강해 대통합민주신당이 의석을 건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대선 후보였다는 점을 활용해 전국 단위의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비례대표를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 전 후보 측 관계자는 “비례대표가 무난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의사를 당 지도부나 공천심사위원회에 밝힐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면서 “당분간 정 전 후보가 당 쇄신작업을 보면서 역할을 찾은 뒤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