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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선 野 국민당 압승

입력 | 2008-01-14 02:58:00

마잉주 인형과 함께 환호12일 실시된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 국민당의 당사 주변에서 한 여성 지지자가 국민당 총통 후보인 마잉주 전 타이베이 시장의 인형과 국민당 깃발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의석 3분의 2 확보… 천수이볜 총통 민진당 주석직 사임

12일 실시된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국민당이 여당인 민진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13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113석 가운데 비례대표 20석을 포함한 81석을 차지해 압도적인 제1당으로 우뚝 섰다. 반면 민진당은 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겸 민진당 주석은 12일 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주석 직을 사임했다.

국민당의 동맹정당인 무당단결연맹과 친민당도 각각 3석과 1석을 얻어 ‘범국민당’ 의석은 85석에 이른다. 헌법 개정과 총통 파면을 의결할 수도 있는 의석수다. 반면 ‘범민진당’ 계열인 대만단결연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나머지 1석은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정당 투표에서도 국민당은 반수가 넘는 51.3%의 득표율을 보인 반면 민진당은 36.9%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 결과는 1986년 9월 민진당 창당 이래 사상 최악의 참패다. 2004년 12월 실시된 제6기 입법위원 선거(총원 225명)에서 민진당은 89석을 차지해 국민당(79석)을 여유 있게 따돌렸으나 이번에는 의석수에서 국민당의 3분의 1로 주저앉았다.

랴오다치(廖達琪) 중산(中山)대 교수는 “국민당의 총선 승리는 국민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민진당에 대한 질책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경제를 살려 달라는 대만 유권자들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한편 민진당과 국민당이 각각 제출한 ‘국민당 불법재산 환수’와 ‘천 총통 일가 비리 조사’를 위한 국민투표안은 유효 투표율인 50%에 못 미쳐 찬성률에 관계없이 무효 처리됐다. 두 사안의 투표율은 각각 26.34%와 26.08%였고 찬성률은 91.46%와 58.17%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