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수 김수희가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꺾고 1위를 거머쥐었던 순간의 감동을 추억했다.
김수희는 14일 방송되는 MBC '지피지기'에 출연해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이 2집 타이틀곡 '하여가'를 발표하자마자 4주 연속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한 주만 1위를 유지한다면 5주 연속 1위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골든컵을 받는 순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김수희의 '애모'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독주를 막고 1위에 올랐고, 당시 그녀의 1위 등극은 젊은 세대의 노래가 주가 되던 가요계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수희의 '애모'는 5주 연속 1위를 차지, 골든컵의 영애를 안았고 결국 연말 가요제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김수희는 “정말 내가 받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 때 시대적인 흐름이 바로 서태지였고, 시대 변화의 구심점 자체가 서태지였다. 그러한 그 때 내 이름이 불러졌고 그냥 아무생각 없이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에 아무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았다”며 당시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이에 덧붙여 “나는 막강한 라이벌이 나타나면 더 도전의식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다시 한 번 그렇게 시대의 흐름을 바꿔버릴 만한 강력한 후배 가수를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내 곡을 일컬어 “국화를 넣은 막걸리”라고 표현한다”면서 “상처받은 이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노래여서인지 ‘애모’나 ‘남행열차’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 국민들에 사랑받는 음악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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