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의 ‘e메일 삼고초려’ 세계적 요리사 감동시키다
“학생들이 지역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지구촌을 무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대구가톨릭대 서경돈 총장은 최근 몇 달 사이에 중동의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급 버즈알아랍 호텔 수석주방장인 한국인 에드워드 권(권영민·38) 씨에게 이런 내용의 e메일을 수차례 보내고 통화도 했다.
권 씨는 강릉영동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실습생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2003년에 미국요리협회가 선정하는 ‘젊은 요리사 10인’에 뽑혔을 정도의 실력파.
그 후 세계 각국의 특급호텔 주방장을 거쳐 2007년 5월 이 호텔의 수석주방장으로 부임했다. 요리사와 주방 직원 1000여 명을 지휘하는 자리다.
서 총장은 지난해 10월 이 호텔을 방문했다가 권 수석주방장을 초빙하기로 마음먹고 설득을 거듭했다.
올해 3월 새롭게 출범하는 호텔관광대학(외식식품산업학부, 호텔경영학과, 관광경영학과)에 ‘모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14일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찍 세계로 눈을 돌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이야말로 지금 대학이 배출해야 할 인재가 아니겠느냐”며 “특히 성실함과 실력을 무기로 어려운 점을 헤쳐나간 점이 학생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으로 확신해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씨는 마침내 이 대학의 초빙교수직을 받아들였고, 3월에 학교에서 첫 특별강연을 하기로 했다.
방학 때는 학생들을 두바이로 데려가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에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의 팰리스 호텔과 미국 애틀랜타의 힐턴 호텔 등 세계적인 호텔 등을 대상으로 교수요원을 물색하고 있다”며 “적임자가 있으면 지구촌 어디라도 가서 초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