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갈채 아직 부담…세계무대 기다려져요”
"연아와 비교되는 게 좋긴 하지만 부담스러워요."
'피겨 샛별' 김나영(18·연수여고)은 같은 나이의 '피겨 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와 비교되며 '라이벌'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11일 막을 내린 KB국민은행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08 여자 시니어부에서 1위를 거머쥐며 언론과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연아와 함께 3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출전 자격도 얻었다.
그는 갑자기 쏟아진 환호와 갈채가 낯설기만 하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기대주'였지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특히 김연아와의 비교는 내성적인 그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김나영을 맡고 있는 신혜승 코치는 "솔직히 말해 김나영의 실력은 김연아와 2~3년 가량의 차이가 난다. 세계적 선수로 커버린 김연아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그는 6살 때 피겨 스케이팅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그 길로 바로 첫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땐 전국대회에 나가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김연아를 만나 경쟁을 펼친 것도 이때부터다.
기량을 꽃피우던 그에게 시련은 갑자기 찾아왔다. 2006년 말 어머니가 운전하던 차가 반파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4개월 간 사고 후유증으로 스케이팅화를 신지 못했다. 고질병인 '퇴행성 관절염'도 그를 괴롭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침 10시부터 자정까지 계속되는 훈련을 아무런 불평없이 소화한다. 어머니 심금순 씨는 "그냥 집과 훈련장만 왔다 갔다 한다. 집에 가면 바로 침대에 들어가 자는게 일과다"고 말했다. 그녀에겐 스케이팅 말고는 취미도 없다.
또래 애들과 어울릴 시간도 없는 그에게 하루는 어머니가 거금을 쥐어주며 친구들과 하루 종일 지내라고 했다. 그는 오후 5시에 들어와 "내일 훈련 있으니 쉬려고 일찍 왔어요"라며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다음달 4대륙 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 그리고 3월 세계선수권대회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2개월 남짓 남은 기간동안 그는 '트리플 루프' 등 부족한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내성적인 그는 거의 말이 없다. 사람들이 말을 걸면 그는 대답 대신 환한 미소를 비춘다. 3월 전세계 피겨 스케이팅 팬들에게 그의 미소를 보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나영은…
△생년월일=1990년 11월 18일 △체격=159cm/43kg △출신교=인천 연성초-연화중-연수여고 3학년 재학 중 △주요 수상=2006년 세계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동메달, 2007년 전국남녀종합선수권 주니어부 1위, 2007년 회장배 전국남녀랭킹대회 프리스케이팅 여자 시니어부 1위, 2008년 챔피언십 여자 시니어부 종합 1위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