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구경하러 남편과 함께 강원도로 가던 중 아이들이 용변이 급하다고 해 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 차를 잠깐 세웠다.
아이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가던 중 단체관광객을 실은 관광버스 예닐곱 대가 멈춰 서자 승객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화장실 안과 밖에서 담배를 피워대기 시작했다.
화장실은 금연구역이었지만 소용없었다. 화장실 내부는 물론 문 앞까지 담배 연기로 자욱했다. 대변을 보러 들어간 아이가 못 참고 콜록거리며 도로 나왔다. 결국 이들이 다 빠져 나간 뒤 한참 만에 다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들이 다녀간 화장실은 마치 지진해일이 지나간 뒤의 모습과 흡사했다.
가래침에 담배꽁초, 차 안에서 먹다 남긴 음식물까지 마구 버려져 있었다. 자기 집 화장실이라도 그랬을까.
우인순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