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업체 불만 쏟아내
한전이 문제의 전봇대를 뽑아내기 하루 전인 19일 산업자원부와 전남 영암군, 한전 관계자 30여 명은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사무실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입주 업체에서는 3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모두 선박용 대형블록을 제작해 운송하는 회사였다.
여기서도 블록을 싣는 트레일러의 운행에 지장을 주는 시설물과 관계 기관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분리대 때문에 블록 운송 때 역주행하는 일이 다반사다. 커브를 돌 때는 가로수 가지가 블록 속에 끼여 다시 블록 청소를 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나중에 군청에서 나와 가로수를 훼손했다며 벌금을 내라고 할 때는 정말 참기 힘들었다.”
“공장 앞 전신주를 철거하기 위해 한전에 신청했더니 3개월이나 걸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동안 지중화 작업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 곳을 작업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한전 관계자는 “공장 앞 전신주나 가로등을 철거하려면 수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기업체가 부담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겠다”고 했다.
대불산단의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영암군은 도로 정비와 교량 하중 보강을 골자로 하는 사업비 2000억 원 규모의 ‘대불국가산단 기반시설 리모델링 방안’을 제시했다.
영암군의 서종배 부군수는 “당초의 산단 조성계획과 달리 조선기자재 업체가 많이 입주하면서 선박 블록 수송에 필요한 기반시설 구축이 시급해졌다”면서 “대불산단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업체별로 요구 사항이 달라 모든 의견을 수용하기는 힘들지만 건의사항을 최대한 잘 정리해 인수위에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영암=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