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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연 “성 정체성 겪으며 죽고 싶었다” 눈물

입력 | 2008-01-22 16:13:00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으로 거듭난 배우 이시연(본명 이대학)이 숨겨두었던 속내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시연은 22일 오후 3시 서울 청담동 클럽 서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된 배경 등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중학생 시절 이후 성(性) 정체성을 겪었다고 고백한 이시연은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연예계 데뷔 후 남자로서 활동하며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하며 목이 메었다.

이날 긴 웨이브 머리에 화장을 곱게 하고 검정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이시연은 시종일관 차분하게 심경을 밝혔다.

“연예계 일을 하면서 기획사 측에서 남성스러움과 꽃미남 같은 스타일을 원하셨는데 제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모습이 아니라 ‘내 인생이 연기’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순과 딜레마 속에서 빠져 살다보니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힘들었다.”

성 정체성을 겪고 수술을 하기까지 죽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고백한 이시연은 “이렇게 죽을 바에 내가 원하는 여자로 한번 살아보자”라고 결심 후 수술을 받게 됐다고 말을 이어 갔다.

이시연은 수술을 결심하고 이 같은 사실을 가족에게 가장 먼저 털어놓았다고 한다.

“결심을 하고 제일 처음 말씀을 드린 사람이 어머니였다. 처음엔 아무 말씀을 안하시던 어머니가 그날 밤 울면서 제 등을 두들겨 주셨다. ‘혼자 고민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오랫동안 안아주셨다.”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많이 운 기억이 난다는 이시연은 “처음엔 엄마가 반대를 하셨다. 결국에는 허락을 하셨지만 보수적인 아버지는 아직 얼굴을 못 뵈었다”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을 전하며 눈물을 흘린 이시연은 “(아버지가)오늘도 이런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울기만 하셨다고 하더라. 자식으로 너무나 죄송스럽다. 제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해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성전환 수술’받고 여성으로 거듭난 배우 이시연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