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캐세이패시픽 항공 도미니크 페레 한국지사장
“제 방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홍콩 캐세이패시픽 항공의 제8대 한국지사장 도미니크 페레(사진) 씨는 32세다.
영국 출신으로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한 페레 지사장은 1999년 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 캐세이패시픽에 입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지사장을 거쳐 2006년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했다. 초고속 승진을 한 것.
그는 “한국처럼 중요한 시장에 지사장으로 오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캐세이패시픽의 세계 69개 운항국가 중 매출 규모로 9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져 본사 차원에서도 관심이 큰 시장이라고 했다.
페레 지사장은 “최근 3년간 한국에서 출발하는 캐세이패시픽 탑승객이 50%나 늘었다”고 말했다.
지사장 부임 이전 두 차례 정도 한국 여행을 한 적이 있다는 그는 어렵지 않게 서울 생활에 적응했다고 한다. 요즘엔 한국 음식에 푹 빠져 있다. 김치는 기본이고 순두부와 김치찌개, 닭갈비를 특히 좋아한다. 최근에는 한국 사람들도 처음엔 먹기 힘들다는 ‘삼합(홍어+돼지고기+김치)’을 두 차례나 먹었다고 했다.
지사 내에서 유일한 외국인인 그는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교육 수준도 높아 아이디어가 많고 업무 효율성,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페레 지사장이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문화를 수평적이고 유연하게 바꾸는 작업이었다. “직급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든 아이디어를 내고 모든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신입사원이든 이사든 언제나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방을 개방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캐세이패시픽은 올해 ‘왓 레이디 원츠’라는 이름을 내걸고 20, 30대 젊은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최상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페레 지사장은 “역동적인 한국 여행시장의 변화를 체험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