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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동서남북/아쉬움 많은 경북도 인사

입력 | 2008-01-25 06:32:00


“나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이 고위직에 많아 답답하죠. 여전히 옛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고….”

경북도의 국장급 30여 명에 대한 인사가 23일 단행된 후 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부끄럽다”는 말부터 꺼냈다. 일반 직원을 대표하는 노조의 간부로서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도청의 일부 직원은 A 씨의 경우 김관용 지사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이번에 3급으로 승진해 ‘영전’하는 등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인사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직을 우대한다는 차원에서 토목직 과장을 의성부군수로 인사했다는 경북도의 설명과는 달리 정작 의성군 쪽에서는 “한심하다”는 평가다.

의성군의 몇몇 직원은 “연말에 퇴임할 사람을 보내는 건 좀 쉬다가 집에 가라는 것 아니냐”며 “이런 구태를 벗지 못하면서 지방자치 운운하는 게 경북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 부시장 인사도 문제다. 경북도와 포항시 측이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1년 전에 부시장을 했던 인사가 재발탁되는 일이 벌어졌다.

경북도는 이번 인사에 대해 “연공서열 관행을 타파하고 일과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를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직원들이 “부끄럽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최근 대구시가 2급 자리에 3급을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간부 인사를 한 뒤 김범일 시장이 “앞으로도 인사 청탁은 100% 배제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물론 인사가 꼭 파격적이고 신선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인사를 어떻게 하더라도 불평불만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사의 신뢰가 무너지면 경북도의 각종 장밋빛 정책도 냉소적 분위기 속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