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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신용카드… 구글… 가치 창출하는 ‘경제 중매자’

입력 | 2008-01-26 02:49:00


◇카탈리스트 코드/데이빗 에번스 외 지음·김태훈 옮김/312쪽·1만8000원·한스미디어

생소한 용어인 카탈리스트(catalyst)는 본래 화학용어다. 둘 이상의 다른 대상 사이에 반응을 일으키는 촉매. 경제의 카탈리스트는 한마디로 중개자다. 상대를 필요로 하는 고객 그룹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구글, 소니, 이베이 모두 카탈리스트다.

구글은 정교한 검색기술을 개발해 인터넷 사용자와 광고주를 연결한다.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로 게이머와 게임소프트 개발업체를 연결한다. 이베이는 마켓플레이스를 열어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한다.

얼핏 두 그룹을 연결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두 그룹은 서로 원하면서도 카탈리스트가 없으면 만나지 못한다. 이들이 카탈리스트를 통해 만났을 때 얻는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이 책의 일화를 보자.

1949년 프랭크 맥나마라 씨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점심을 먹다 지갑도 수표책도 안 가지고 나온 걸 알아챘다. 그는 당황하는 대신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돈 대신 결제수단으로 제시할 수 있는 카드를 고안했다. 바로 다이너스클럽이다. 그는 맨해튼의 부유층들에 이 카드를 돌렸고 우선 14개의 고급 레스토랑이 이 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쓰도록 계약했다. 부유층은 돈 대신 카드로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먹었다. 레스토랑도 더 많은 부유층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지금은 보편화된 신용카드의 등장이었다. 맥나마라 씨는 레스토랑과 고객을 중개해 줬을 뿐이지만 그로 인해 부가가치는 엄청났다.

오늘날 정보기술의 발전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두 고객 그룹을 중개할 수 있는 기회를 무한정으로 제공한다. 현재 음원 다운로드 시장의 강자는 휴대전화다. 휴대전화는 음원 제공자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한다.

하지만 음악 비디오 게임을 자동차 통신기기로 바로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면, 자동차에서 동료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전송받아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도 얼마든지 새로운 카탈리스트가 될 수 있다. 경제학 교수인 저자들은 이런 비전을 위한 주요 활동 원칙과 방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