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전창진 감독과 KCC 최형길 단장, 허재 감독은 TG삼보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당시 신인 ‘최대어’였던 김주성을 뽑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하위 팀에 지명순서를 먼저 주는 규정에 따라 당시 TG삼보는 고의로 전년도 성적을 떨어뜨렸다는 의혹까지 샀다.
드래프트 전날에는 행사 장소인 서울 교육문화회관에 온돌방을 잡고 합숙까지 하며 공을 들였다. 전 감독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비장한 각오로 다들 말 한마디 안 하고 오후 9시에 불 끄고 잠을 청했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러 29일 열리는 2008년 드래프트에서 전 감독과 최 단장, 허 감독은 서로 다른 팀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은 바로 ‘대형 신인’ 하승진을 뽑는 것.
하승진을 지명할 수 있는 4팀은 동부와 KCC, SK, 전자랜드.
공교롭게도 동부와 KCC는 훌륭한 멤버를 갖췄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지난 시즌 부상자가 쏟아지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기에 이번에 ‘하승진 지명’의 기회를 잡았다. 옛 기억을 살려 동부가 같은 장소에 합숙 움직임을 보이자 최 단장과 허 감독은 “동부보다는 무조건 높은 층에 방을 잡겠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한편 SK와 전자랜드도 나름대로 비책 마련에 돌입해 어느 팀이 웃을지 흥미롭기만 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