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보름 전쯤 부모님과 고등학생인 동생까지 가족 모두 충남 태안군으로 기름 제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눈물을 훔치면서 바위에 들러붙은 시커먼 기름을 닦아내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오래도록 가슴을 아프게 했다.
지난 일요일 아버지가 “이번에는 그쪽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하셨다. 음식을 사 먹어 주는 봉사활동을 하자는 말씀이었다. 우리 가족은 홍성군 남당리에서 열린 ‘새조개 축제’에 갔다. 예상대로 관광객이 없어 썰렁했다. 하지만 축제에서 먹은 새조개는 전혀 기름에 오염되지 않았으며 맛도 좋았다.
기름 제거만이 봉사활동은 아닌 듯하다. 서해를 방문해 해산물과 음식을 믿고 구매하는 것도 훌륭한 봉사활동의 일환이라는 생각이다. 여행이나 수련회 등 계획이 있다면 서해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 주민들은 지금 관광객의 발길 하나에도 행복해하며 고마워하고 있다.
이현미 충남 청양군 정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