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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야구단, 창투사가 인수

입력 | 2008-01-31 02:58:00

“올해도 8개 구단으로 갑니다.” 한국야구위원회 신상우 총재(왼쪽)가 30일 창업투자사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이장석 대표와 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센테니얼은 공중분해 위기에 놓인 현대를 모태로 서울 연고의 새 야구단을 창단한다.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선택은 ‘대기업’이 아닌 ‘창업투자사’였다.

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와 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 조인식을 가졌다.

KBO는 현대가 지난해 초부터 운영난에 빠지자 농협, STX, KT와 잇달아 인수 협상을 했지만 모두 실패한 뒤 창투사를 끌어들여 일단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신상우 KBO 총재는 “센테니얼이 프로야구 가입금 120억 원을 내고 서울 연고와 목동 야구장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센테니얼은 구단을 소유하되 새 팀 이름은 스폰서 기업명을 사용하는 ‘네이밍 마케팅’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매년 90억∼120억 원을 내는 메인 스폰서는 유니폼 전면에, 5억∼10억 원을 내는 소규모 스폰서는 헬멧 등에 로고를 새기는 방식이다. 팀 명칭이 수시로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메인 스폰서는 다년 장기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센테니얼 이장석 대표 이사는 “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 스폰서를 원하는 기업이 3, 4곳 있고 기존 구단과는 차별화된 운영으로 흑자를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새 팀 이름은 3월경 결정되며 자세한 운영 방침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센테니얼은 초대 단장으로 박노준 SBS 해설위원 겸 KBO 기술위원을 선임했다. 박 신임 단장은 “김시진 감독 등 현대 코칭스태프를 유임시키는 방안, 베테랑 감독을 영입해 2년간 팀 기틀을 잡는 방안, 전원 물갈이하는 방안 등 세 가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BO는 새 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하일성 사무총장은 “15일 센테니얼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 5년간 구단 매각 금지, 선수 트레이드 시 KBO와 사전 협의 등의 조항을 넣었다”고 말했다.

기존 프로야구 구단은 8개 팀을 유지하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창투사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끝까지 구단을 운영할지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LG 김영수 사장은 “창투사가 프로야구단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스폰서만으로 안정적인 구단 운영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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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황태훈 기자

“목표는 우승… 수익창출에도 최선”

■ 초대 단장 내정된 박노준 씨

“프로인 만큼 올 시즌 우승이 목표입니다.”

현대를 인수해 새롭게 창단하는 제8구단의 초대 단장으로 박노준(46·사진) SBS 해설위원이 내정됐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단장이 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그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온 만큼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 성심성의껏 단장 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시절 그는 투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공격, 수비, 주루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전천후 야구 천재’로 1년 선배인 광주일고 선동렬(삼성 감독)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6년 OB(현 두산)에 입단했고 해태(현 KIA·1992년), 쌍방울을 거쳐 1997년 유니폼을 벗었다. 은퇴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지도자 수업을 쌓았고 국내로 돌아와 SBS 해설위원을 맡아 왔다.

박 신임 단장은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수익 창출에도 힘쓰고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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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황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