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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탈락 대학 “지옥 떨어진 기분” 대학들 희비 교차

입력 | 2008-01-31 02:58:00

“로스쿨 심사 다시 하라”30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선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대 교직원과 학생, 동창 등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 유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 신청을 했던 41개 대학은 법학교육위원회의 예비 인가 선정 대학 25곳이 알려지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선정과 탈락 여부를 불문하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일부 대학은 “탈락을 각오했는데 적은 정원이라도 배정받아 다행”이라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학들 불만 폭발=서울 소재 대학들은 탈락한 대학은 말할 것도 없고 선정된 대학들조차 침울한 분위기다.

이들 대학에선 교육 여건이나 기존 실적 등을 보면 훨씬 많은 정원을 배정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 안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100명 안팎의 정원으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로스쿨을 만들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일하게 150명을 배정받은 서울대 호문혁 법대 학장은 “상한선을 배정받았지만 서울대가 준비한 로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300명은 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120명을 배정받을 것으로 알려진 고려대는 30일 이기수 차기 총장과 하경효 법대 학장을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고려대는 “법학과의 사법시험 합격자 배출 실적이나 교수, 시설 확보 등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정원 배정 기준이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지방 국립대와 같은 인원을 배정받은 것이 불합리하다는 반응이다.

홍복기 법대 학장은 “전형적인 나눠 먹기식 발상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피해를 봤다”면서 “대학의 역량을 감안하지 않고 지방 국립대나 수도권 대학에 나눠 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양대는 정원 배정 기준, 대학별 항목별 취득점수를 공개하라는 등 이의를 제기하는 건의문을 교육부와 법학교육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성균관대와 이화여대 등도 정원 규모가 작아 로스쿨 커리큘럼을 다양하게 짜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40∼60명을 배정받은 대학들은 “로스쿨 유치를 위해 법학과 교수를 30명 안팎으로 늘렸는데 1 대 1 과외라도 하라는 것이냐”며 난감해했다.

▽탈락 대학들 사색=로스쿨 유치에 실패한 대학들은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라면서도 31일 교육부의 최종 발표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 홍익대 등 탈락 대학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정원 확대 등 차기 정부의 방침을 지켜보며 준비할 계획이다.

동국대 이상영 법대 학장은 “학교 실적이 좋아 유치를 예상했는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와 숭실대 등은 법대학장협의회와 로스쿨비대위 등을 통해 향후 대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 유치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조선대는 교수와 직원, 총학생회, 총동창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심사결과 전면 공개를 요구했다.

단국대의 한 직원은 ‘패닉 상태’라는 말로 교내 분위기를 대신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로 캠퍼스를 옮긴 단국대는 법대 교수들이 긴급회의를 열어 행정소송 등 강력 대응 방침을 정했다.

▽지역 거점대 희색=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와 같은 120명을 배정받을 것으로 알려진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는 선정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 대학은 지역 법조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거점 국립대에 120명 정도는 배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권역에 묶여 탈락을 우려했던 강원대와 광주권역에 묶여 대구, 부산에 비해 불리하다고 주장해 온 제주대 등은 비록 정원은 적지만 일단 로스쿨을 유치해 축제 분위기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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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