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뽑기 위해 29일 실시된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누르고 승리했다.
개표 결과 매케인 후보는 36%의 득표율로 31%를 얻은 롬니 후보를 꺾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5%의 저조한 득표율로 3위에 그쳤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했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14% 득표에 머물렀다.
○ “매케인은 우리의 영웅”
29일 오후 9시 45분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힐턴호텔.
롬니 후보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인 끝에 승리한 매케인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일제히 ‘맥(매케인)이 돌아왔다’를 연호했다. 단상 주변에는 ‘매케인은 우리의 영웅’ ‘미국은 그를 필요로 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들이 내걸렸다.
행사장에서 만난 프랭크 페냐 씨는 “매케인은 정직하고 경험이 많아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바로 그날부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는 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쿠바 출신 미국인이 눈에 많이 띄었다. 플로리다에만 100만 명이 몰려 살고 있는 쿠바계 미국인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공화당 지지 기반으로 간주돼 왔다.
○ 매케인, “나는 진정한 공화당원”
이날 승리로 한껏 고무된 매케인 후보는 “(당내) 경선 승리는 물론 11월 본선에서도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든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며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매케인 후보는 특히 ‘공화당 보수주의자’로서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여러 차례나 강조했다.
그는 “나는 ‘레이건 혁명’의 전투병이었다”며 “공화당과 미국을 위대하게 했던 원칙을 지킨다면 어떤 도전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정부’ ‘낮은 세금’ 등 전통적인 공화당의 보수적 원칙들을 강조했다.
○ 매케인, 일거에 롬니 리드
매케인 후보는 ‘승자 독식’ 원칙에 따라 공화당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투표할 플로리다 대의원 57명을 확보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93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59명을 확보한 롬니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는 인구가 1800만 명이 넘고 히스패닉계 비중이 높은 플로리다에서 이겨 경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50%의 지지율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33%)을 크게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당규를 어기고 경선 날짜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긴 플로리다 경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기로 해 효력은 없다.
한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30일 경선 포기를 선언할 것이라고 캠프 대변인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드워즈 후보는 그동안의 경선에서 줄곧 3위에 머물러 왔다.
마이애미(플로리다 주)=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