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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68년 경부고속도로 기공식

입력 | 2008-02-01 02:42:00


1964년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사통팔달로 뚫린 고속도로 아우토반에 매료됐다. 전국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이 ‘라인 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전후 서독의 경제 성장 원동력이라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3년 뒤인 1967년 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이 파탄날 것이다” “가진 자들만의 유람로가 될 것이다”는 등 반대 여론이 거셌지만 박 대통령은 1968년 2월 1일 기공식을 갖고 고속도로 건설을 밀어붙였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428km의 대공사가 불과 2년 반 만인 1970년 7월 7일 완료됐다.

수도권과 영남 공업지역 및 인천과 부산의 2대 수출입항을 연결하는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가 열렸고 전국의 1일 생활권화,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가 가능하게 돼 곳곳에 공업단지 등이 건설되면서 전국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국가 경제가 발전되고 교통 편의가 증진돼 국민의 삶의 질도 향상됐다.

경부고속도로는 차량 운행시간 단축 및 교통 물류비, 교통사고 비용 절감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13조5000여억 원에 이른다. 아우토반이 그랬듯 경부고속도로는 ‘한강의 기적’을 가져다 준 한국 경제의 대동맥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1968년 164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이 2006년 현재 약 112배 증가한 1만8372달러가 된 것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효과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경부운하(서울에서 부산까지 배가 다니는 물길) 건설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반대파는 ‘경제 파급효과가 떨어진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등 갖가지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찬성파는 ‘물류비용을 낮추고 내륙 경제를 살린다’ ‘수질 개선과 관광자원 개발을 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양측의 의견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늘고 찬반 토론도 이어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의 삶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과연 경부운하의 유무는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